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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서호공원을 찾은 철새들. /연합뉴스
수원8경의 하나로 꼽히는 서호공원 내 무인섬에서 자라는 나무들에 조류의 배설물이 쌓여 고사되는 백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팔달구 화서동 서호공원 내 무인섬에 겨울 철새로 분류되는 가마우지떼가 서식하면서 배설한 분변이 쌓이면서 나무가 말라 죽어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호공원 내 무인섬에 가마우지떼 분변이 쌓여 나무가 고사하는 백화 현상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반복되고 있지만 마땅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원래 가마우지떼는 겨울 철새로 알려져 있지만 4∼5년 전부터 기후온난화로 인해 수원 지역에 연중 200∼300마리가 이 일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서식하고 있다.

가마우지떼는 최근 수원시내에 출몰해 도로에 주차된 차량과 인도변에 배설물을 투척해 주민 불편을 야기하는 떼까마귀와 달리 적게 무리를 이루면서 먹이활동을 다니고 있지만 겨울철이 돌아올 때마다 무인섬 나무에 분변을 배출하면서 나무들의 광합성을 방해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매년 겨울 서호공원 내 무인섬에 백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재 이 지역의 관리를 농촌진흥청이 맡고 있어 시는 손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수년째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동안 누적된 양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우지떼의 배설물을 섣불리 수거해 자칫 대량의 조류 분변이 서호저수지 안으로 유입되면 수질의 부영양화 현상과 함께 저수지 내 서식하는 어류들도 함께 폐사할 수 있으나 수원시는 어떠한 대책도 없이 마냥 골머리만 썩고 있다.

이러한 청소활동으로 서식지를 잃은 가마우지떼가 최근 대규모로 수원 지역에 출몰한 떼까마귀처럼 한꺼번에 도심으로 몰려와 분변을 마구 배설할 경우 또 다른 문제거리로 대두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민 김모(57·화서동)씨는 "섬 전체에 배설물이 뒤덮여 쌓이면서 나무들이 하얗게 메말라 죽어가고 있는데, 무슨 방도를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며 "한낮에도 가 보면 유령 섬처럼 보여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서호저수지를 농촌진흥청이 관리하고 있지만 전북으로 이전한 뒤 거의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나무가 완전히 고사하지 않아 다시 봄이 찾아오면 살아나긴 하지만 현재로선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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