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무술을 익힌 사람을 좋아한다. 전문 선수 출신이면 더 좋다. 내가 특히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은 인내할 줄 알기 때문이다. 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억겁의 시간보다도 더 길게 느껴진다는 혹독한 훈련의 시간을 참고 견딘 사람들이다. 정신적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시간이지만 늘 경쟁자 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인내’에는 여섯 단계가 있다. 첫 단계는 역인(力忍)으로 모욕을 당해도 성냄을 없애지 못하고 다만 되갚음하지 않고 억지로 참는 단계다. 두 번째 단계는 망인(忘忍)으로 상대에게 아량을 베풀어 용납해주며 그 모욕이 없었던 것처럼 여기는 단계다. 세 번째 단계는 반인(反忍)으로 스스로 책임을 느끼며 반성하고 상대를 탓하지 않는 단계다. 네 번째 단계는 관인(觀忍)으로 모욕을 준 사람과 나, 그리고 모욕 이 세 가지 모두가 텅 비어있음을 잘 비춰 들여다보고 마치 꿈을 꾸듯 여기는 단계다. 다섯 번째는 희인(喜忍)으로 모욕을 준 사람을 나의 부족함을 완성시켜 주는 사람이라 여겨 그에게 감사하는 단계다. 여섯 번째는 자인(慈忍)으로 모욕을 주는 사람에 대해 그의 모름의 상태를 연민히 여겨 자애로운 마음으로 그를 적극 인도해 주는 단계다.

 강남 아줌마의 국정농단으로 비롯된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 철없는 어린애는 마치 핵개발만이 민족의 살 길인 냥 ‘마이웨이’를 계속하고 있고, 그 위쪽의 한 나라는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반발수위를 높이며 보복을 점차 노골화하고 있다. 또 아래쪽의 한 나라는 소녀상에 이어 독도 문제에도 공세적 태도를 취하며 역사 왜곡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면초가 상황. 문득 공중부양을 한다는, 대선에도 나섰던 한 정치인의 공약이 생각난다. 만주 땅을 국고로 환수하고, 독도 간척사업으로 일본 근해 500m 앞까지 영토를 확장하겠다. 개인적으로 이 주장이 추상적인 공약에 그치지 않고 꼭 한 번 실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민족이 반만년 넘게 인내해왔던 것처럼, 그들도 인내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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