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필립 코틀러·허마원 카타자야·이완 세티아완/더퀘스트/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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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 아닌 페이스북이랍니다. 전 세계에 자그마치 16억5천만 명의 국민을 두고 있으니까요. 4차 산업혁명의 시작으로 펼쳐지고 있는 초연결사회의 모습으로, 마케팅 전략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 이유죠."

마케팅계의 대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교수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나타날 비즈니스의 새로운 변화와 기업의 생존 전략을 정리해 「마켓 4.0」이란 책을 펴냈다.

그가 최근의 시장 변화를 통찰해 내놓은 해답은 ‘하이테크와 하이터치를 결합한 융·복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켓 3.0」을 2010년에 출간하고 7년 만에 새로운 전략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시장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저서 「마켓 1.0」에서 ‘품질관리’를, 「마켓 2.0」에서 ‘소비자 중심 마케팅’을, 「마켓 3.0」에서 ‘가치를 강조하는 인간 중심 마케팅’만이 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 왔다.

새롭게 내놓은 「마켓 4.0」은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필립 코틀러, 마케팅 전문가인 허마원 카타자야(Hermawan Kartajaya), 이완 세티아완(Iwan Setiawan)의 공동 저서 작품이다.

눈여겨볼 내용들이 많다. 먼저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시대와 수평적 사회를 만들어 낼 거라는 예측이다.

아마존·우버·에어비앤비 등에서 보듯 기업의 경쟁력이 더 이상 규모나 과거의 강점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 것이며 보다 작고, 보다 젊고,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봤다.

또 대중(大衆)보다는 소중(小衆)이 강조되는 수평적 사회가 펼쳐져 특별한 개인이 아닌 다양한 사회집단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올 거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에 권력의 추는 어디로 이동할까?

과거에는 소득 수준과 구매력이 높았던 연장자·남성·시티즌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젊은이·여성·네티즌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점점 높아질 거라는 분석이다.

이에 필요한 기업들의 대응책은? 여러 가지 제안이 있지만 고객과의 완벽한 소통을 넘어서 고객과 진정한 친구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흥미롭다. 점점 더 사회적 관계가 평평해지고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건 광고가 아니라 친구의 평가와 추천으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진정성에 있다’는 해답이 이 책의 핵심이다.

거룩한 밥상
이상아/리토피아/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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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아 시인이 펴낸 세 번째 시집이다. 총 74편의 작품이 4부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일상의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상(詩想)을 뽑아낸 작품들이 많다는 게 독자들의 평가다.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 너머, 세상은 항상 연무. 반짇고리 열고, 바늘 하나 꺼내 손가락을 따면, 이내 피, 검다"라는 이상아 시인의 말처럼 삶의 아픔들이 묻어난 작품들이 많다.

박서영 시인은 해설을 통해 이상아 시인의 시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태도이다. 감정의 소모에 열중하는 대신 시를 쓰는 자신을 응시함으로써 반성하고 성찰하는 태도에서 그의 진중한 성품이 묻어난다."

이상아 시인은 계간 「우리문학」으로 1990년 등단해 시집 「나무로 된 집」과 「그늘에 대하여」을 낸 작가이다. 문학박사로 인하대와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에도 출강하고 있다.

고발
반디/다산책방/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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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살고 있는 한 작가가 목숨을 걸고 글을 써 해외로 반출시킨 소설로 유명하다. 201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3년 만에 출간된 이유가 있다. 이름 모를 북한 작가의 원고가 비밀리에 반출되며 당시 화제를 모았으나 작품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반디’라는 필명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소설이지만 처참한 북한 현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여행증 없이는 이동이 금지된 ‘1호 행사’ 상황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노모의 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들의 이야기가 ‘지척만리’편에 나온다. 광부인 주인공이 노모가 위급하니 빨리 오라는 전보를 세 차례나 받지만 발만 동동 구르다가 홧김에 술을 마시고 여행증 없이 기차에 올라탄다는 내용이다.

‘들장내다(어떤 일의 끝장을 보다)’ 등 북한 주민들의 언어와 사투리가 자주 등장하는 점도 흥미롭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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