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수많은 역사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공항과 항만 등 뛰어난 지리적 이점을 지닌 도시이기도 하다. 인천공항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만 5천만 명의 여행객이 이곳을 이용했다. 같은 해 인천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관광객도 22만4천 명에 이른다. 이는 2015년 대비 약 80% 늘었다. 이처럼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도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지역 관광과 연계한 소비를 이끌어 낼 킬러 콘텐츠는 아직 부족하다. 공항과 항만을 연계한 새로운 킬러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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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 관광, 경제적 효과 높지만 인천은 아직

지난해 인천을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은 22만4천여 명이다. 이는 2015년 12만3천 명 대비 81.8% 늘었다. 2013년 20만 명이 입항한 이후 관광객 숫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세계의 크루즈 관광객은 2천600만 명(2016년 2천360만 명)으로 아시아·태평양 500만 명(2016년 400만 명), 중국 280만 명(2016년 220만 명)으로 예상된다. 세계 크루즈 항로에는 326척이, 한·중·일 크루즈 항로에는 27척의 크루즈선이 운항할 것으로 관광업계는 내다봤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지난해 주요 항만에 입항한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195만 명을 넘어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195만 명의 크루즈 관광객 입항으로 기항지에 2조465억 원의 소비지출이 발생하고, 3조4천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4천 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한다. 기항지에 투입된 연간 40인승 관광버스 5만2천 대와 관광가이드 5만2천 명도 무시할 수 없는 지역경제 효과 중 하나다. 총 791척의 크루즈선 입항으로 항만시설사용료와 항만서비스 공급 등을 통해 197억 원의 항만수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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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천은 아직 제주나 부산에 비해 갈 길이 멀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지난해 기항지 크루즈 외래 관광객 입국통계(선원 제외)에 따르면 인천항은 62항차에 17만 명이다. 하지만 제주항은 507항차에 120만 명, 부산항 209항차에 57만 명을 기록했다. 제주는 설명할 필요도 없는 우리나라 제1의 관광도시로 기항지로서 뛰어난 관광인프라를 갖고 있다. 부산항 역시 영남권을 배후로 하는 풍부한 수요시장과 일본·러시아로의 출발이 용이한 크루즈 모항으로서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 항만 인프라가 비교적 양호하고, 크루즈산업 활성화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성 또한 부산항의 강점이다.

그러나 인천은 상황이 다르다. 수도권을 배후로 풍부한 수요시장을 갖고 있고, 모항으로서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제주와 부산을 따라잡기에는 미흡하다. 특히 인천 자체가 관광목적지화되기 위한 관광자원 개발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 출항 시 동선상 인천이 포함되지 않는 한계도 갖고 있다. 주요 관광지인 서울과의 2시간 이상 걸리는 접근성 문제와 크루즈 전용 항만 및 여객터미널 부재도 약점으로 꼽힌다.

# ‘관광객 입장’에서 크루즈 관광 기획해야

인천시는 인천항을 크루즈 허브로 구축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2017년 인천항 크루즈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크루즈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억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제 크루즈 유치를 위한 안정적 선석 확보 등 입항 인프라 구축 ▶인천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적 크루즈 유치를 위한 마케팅 강화 ▶크루즈 선사 및 관광객 대상 편의 서비스 제공 확대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대비 모항 구축 기반 조성 등을 추진 목표로 세웠다. 특히 올해는 사드 배치 등 외부 환경 요인으로 크루즈 입항 횟수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돼 더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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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인천관광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해 한류 콘텐츠 및 인천 기항지 특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선사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홍보·마케팅 지원과 한·중·일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한 서클 크루즈 항로 개발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외 크루즈 관광객 유치 마케팅 차원에서 크루즈 선사와 여행업계를 초청해 팸투어도 진행한다. 개항장 일대와 월미도,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강화도, 송도 등 인천의 주요 관광지를 대상으로 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해 이를 크루즈 관광과 연계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크루즈 수용 태세 개선을 위해 중구 차이나타운과 신포시장, 송도국제도시 일원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개선사항을 반영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임시 개장한 15만t급 크루즈 부두(5만t급 카페리 겸용)와 2019년 1월 전면 개장 예정인 22만t급 크루즈 전용부두 및 크루즈 터미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수요시장별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인천과 서울을 연계한 코스를 개발하고, 한류 테마 등 특화 코스도 발굴한다. 전통시장, 역사문화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고 전통시장 상품권 등을 제공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로 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박사는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종합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천시의 입장이 아닌 관광객의 입장에서 기획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천의 무엇을 보여 줄 것인지, 초행자 입장에서 보다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크루즈 항만으로 발전하기 위한 신전략 수립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환승객 의료관광, ‘건강공항’ 브랜딩 통한 ‘건강도시 인천’으로

정부의 의료법 개정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가 시작된 2009년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매년 늘고 있다. 2010년 8만1천여 명이었던 외국인 환자는 2011년 12만2천여 명, 2012년 16만여 명에 이어 2015년에는 30만 명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인천을 찾는 외국인 환자도 2013년 1만여 명에서 2014년 1만7천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인천은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을 대상으로 한 ‘환승의료관광’ 콘텐츠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인천공항 환승객은 741만여 명으로 6시간 이상 환승객만 약 70만 명에 달한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환승의료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6월 말 인천공항 터미널 내에 환승의료관광 홍보관을 열었다. 환승의료관광 홍보관은 장거리 여행으로 지치고 피곤한 환승객을 대상으로 환승의료관광 상품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인천의 의료관광 및 관광정보 제공을 비롯해 홍보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기획·진행하고, 지역 의료서비스 기관과 핫라인 개설을 통한 종합 안내 기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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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천관광공사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을 ‘건강 공항(Medical Hub Airport)’으로 알려 장거리 환승객들에게 인천공항의 의료관광 상품이 각인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천을 ‘건강도시 인천’으로 알리면서 의료관광 융합 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후 인천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 부장은 "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융·복합 상품을 잘 구성해 공항 도착 후 1시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1-Hour medical service system’ 등 차별화된 환승의료관광 상품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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