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서 인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킬러 콘텐츠’들을 찾아봤다.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을 갖고도 인천이 아직 대한민국 관광의 변두리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관광객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 부족과 미흡한 홍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활용한 특화 관광상품을 비롯해 2단계 준공을 앞둔 송도컨벤시아를 활용한 마이스산업, 인천항을 이용한 크루즈관광을 통해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또한 5천만 명이 오가는 인천공항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인 환승객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인천관광공사가 인천만의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를 엮은 ‘두근두근 인천, 찾아가는 즐거움(Unlimited Delight, Discover Incheon)’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17 글로컬 관광상품 육성사업’에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글로컬 관광상품 육성은 문체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유치를 돕고자 지역별로 특색 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관광상품을 육성하는 국비 지원 사업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시와 인천관광공사의 적극적인 관광 활성화 정책으로 인천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사람’이 중심이 된, 생활밀착형 관광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상품, 정부와 함께 마케팅 나선다

최근 문체부가 주관한 ‘2017 글로컬 관광상품 육성사업’에 ‘두근두근 인천, 찾아가는 즐거움’이 선정됐다.

▲ 영종도 자기부상열차.<사진=인천관광공사 제공>
인천관광공사가 제안한 이 사업은 인천 시티투어버스로 중구 개항장 일대의 관광지와 맛집, 로맨틱시티 송도국제도시를 편리하게 이동하며 탐방하는 코스와 인천국제공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마시안해변에서 낙조를 감상하며 주변 맛집과 카페를 즐기는 등의 자유 관광 코스다.

관광공사는 ‘두근두근 인천, 찾아가는 즐거움’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주요 관광지와 먹거리 콘텐츠를 융합한 색다른 관광테마를 소개하고, 개별 자유관광객의 유치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글로컬 상품 코스 첫 번째인 ‘상큼발랄 낭만여행’은 20~30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도보·문화투어다.

관광객들은 첫 번째 장소인 인천역에 도착해 한국의 원조 짜장면을 맛보고, 송월동 동화마을에서 ‘인생 샷’도 찍을 수 있다. 걷다가 출출하면 양꼬치나 화덕만두를 맛볼 수 있으며, 개항장 오리지널 카페에서 감성이 충만한 차도 한 잔 가능하다.

이어 지근거리에 위치한 월미 문화의거리에서는 갈매기 먹이 주기와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나온 사격 체험도 할 수 있다. 놀이기구인 ‘디스코 팡팡’ 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다.

월미도에서 체력이 방전됐다면 신포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된다. 신포시장의 명물 닭강정과 오색만두, 갓 구운 김과 명물 핫바로 체력을 보충한 후 동인천 지하상가에서 동대문보다 저렴한 쇼핑을 이어간다면 이미 해는 떨어지고 있을 터이다.

저녁 무렵에는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한옥마을로 이동해 한국 대표 음식인 불고기와 비빔밥을 맛보고, 센트럴파크에 있는 수상택시를 타 보는 것도 특색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밤에는 한국 최초 5성급 한옥호텔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면 하루 관광 일정이 마무리된다. 끝으로 다음 날 아침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고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달콤커피에서 ‘송송라테’로 여유를 만끽한 후 현대 아웃렛에서 쇼핑으로 ‘상큼발랄 낭만여행’을 끝낸다.

두 번째 글로컬 상품은 ‘에어포트 아일랜드’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이은 네스트호텔, 마시안해변카페, 마시안해변, 조개구이와 칼국수, 노천사우나, 한정식 등의 코스로 마련돼 있다. 이번 상품의 테마는 ‘휴식’으로 20~30대의 일본과 동남아, 구미주, 환승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 석모도 미네랄 온천
마지막 코스는 ‘웰니스 강화’로 40~50대가 하루 만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석모도 보문사에 이어 해수 미네랄 온천 체험, 약쑥 시래기밥, 강화 특산품 판매장, 강화 평화전망대, 강화풍물시장, 갯벌 장어구이로 이어지는 강화도의 특색 있는 상품들은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기에 모자라지 않다.

시는 이번 공모전 최종 선정에 따라 대표 코스 개발 및 해외 마케팅 전략, 관광상품 브랜드화 지원, 콘텐츠 제작 등의 단계별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한국관광공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홍보 마케팅을 집중 지원받게 된다.

박정준 인천관광공사 해외마케팅팀장은 "급증하는 개별 관광객의 수요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인천의 특색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공모 선정을 통해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프로모션과 함께 관광상품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관광 킬러 콘텐츠, ‘일상(日常)’에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과거 대중관광시대에서 문화관광시대를 넘어 이제 창조관광시대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며 급변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광수요자의 요구가 그만큼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사람들은 관광의 ‘비일상(非日常)’적인 측면에 집중했다. 도시가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관광코스를 둘러보는 식의 관광을 했다. 살고 있는 지역을 떠나 새로운 볼거리를 찾는 관광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상(日常)’에 주목한다. 관광객들은 더 이상 인위적으로 꾸며진 장소가 아닌 지역인들이 실제로 ‘먹고’, ‘마시고’, ‘노는’ 장소를 원하고 있다.

▲ 차이나타운 거리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관광 킬러 콘텐츠하면 도시가 갖고 있는 역사적·문화적 콘텐츠로 한정 짓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 트렌드는 이를 넘어선다"며 "지역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모든 것을 관광 콘텐츠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하나의 예로 인디문화를 들 수 있다"며 "수백·수천 년 전에 지어지고 그려진 건축물, 예술작품보다 뉴욕 길거리의 그라피티 같은 거리예술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있던 짜여진 관광코스에 의존하는 대신 자발적인 동기를 갖고 관광에 나서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이 SNS 등을 통해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을 급속도로 전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관광객들이 ‘복제식 관광상품’에 실증을 느끼고 있어서다. 지역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비슷비슷한 유적지, 박물관 등이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또 경제시장이 고성장에서 저성장시대로 돌아선 데서 크게 기인한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관광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일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심진범 인천발전연구원 박사는 "대중관광과 문화관광으로는 더 이상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없게 됐다"며 "때문에 골목관광으로 대표되는 창조관광으로 관광 트렌드가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인천관광을 재설계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지역의 관광상품을 만드는 ‘콘텐츠 디벨로퍼’와 생산된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터’, 관광 전문인력을 키우는 ‘인큐베이터’ 그리고 지역 관광 생태계 조성을 위해 판을 짜는 ‘플랫포머’ 등 인천관광의 혁신을 일으킬 사람을 만드는 데 투자하고, 그들이 지역관광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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