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 이재용 구속한 특검 윤석열과 함께 사활걸고 ‘숨겨진 쌍칼’ 투입... “대기업 저승사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17일 새벽 발부된 가운데 전날 영장실질심사에 특검팀 변론을 담당한 한동훈 부장검사와 윤석열 수사팀장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특검팀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처음에 제출했던 것보다 2배나 많은 방대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삼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피해자 논리와 재계 1위의 총수가 도주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에 맞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 등 승계 구도를 위한 대가성이 명백하다며 각종 증거들을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대기업의 '저승사자'란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각종 대기업 비리 관련 사건을 도맡았던 한동훈 부장검사가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한동훈 부장검사는 1973년 서울 생으로 서울대 법대와 미국 컬럼비아대 법과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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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이 이재용 구속을 위해 투입한 '대기업 저승사자' 한동훈 부장검사

사법연수원 27기로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수사팀장의 뒤를 잇는 '차세대 특수통'으로 불렸다. 지난 2003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식 부당거래 사건을 수사하면서 언론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주가를 조작한 모 경제연구소의 애널리스트를 구속시켜 화제가 됐다. 애널리스트가 구속된 것은 이때가 사상 처음이다.

2006년 대검 중수부 재직 시절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비자금 사건도 도맡는 등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등이 모두 그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평검사 시절부터 대기업 총수 수사에 투입된 한동훈 부장검사는 검사들 사이에서 수사 스타일이 매우 집요하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에서 SK건설 담합사건을 수사할 때 박성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도록 설득한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결국 박성재 지검장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면서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검찰의 첫 번째 고발요청권 행사라는 기록을 썼다. 한동훈 부장검사의 집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비리 수사에선 법원이 장세주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직접 기각 사유서를 밤새 분석하면서 '유전 불구속, 무전 구속'이라는 주장으로 법원의 형평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도 그만의 집요함이 그대로 반영돼 어마어마한 자료가 쏟아져 나왔을 것이란 추측이다.

한동훈 부장검사는 지난 2015년 2월 신설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을 맡을 때는 새로운 수사 방식까지 선보였다. 조세는 물론 공정 거래 분야까지 접목시켜 속칭 '쌍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동료들은 '공정 거래'와 '조세'라는 쌍칼을 가지고 전방위 압박하는 그의 수사력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한동훈 부장검사는 또 2015년 9월 일본 업체가 담합한 '국제카르텔' 사건을 한국 검찰 최초로 기소하기도 했다. 외국계 기업이라 할지라도 그의 레이더망에 걸리면 쉽게 피해갈 수 없음을 증명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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