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옛말에 보면 `보헤미안 나무꾼은 감기를 모른다' 또는 `버섯장수는 무병장수 한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즉 버섯을 많이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서 버섯이 사람의 몸에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동양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보면 버섯은 `눈을 밝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심기를 늘리며 속을 보 하는 한편 천식을 다스린다'고 적고 있다. 버섯에 대한 얘기는 명의별록에도 나오는데 월경불순, 설사, 복통, 금창을 다스린다고 기술했다. 그래서 본초강목에는 영지의 경우 불로초 또는 신지라고 기재했으며 우리의 한방에서도 상약으로 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부터 영지에 대한 연구를 벌여 노화방지, 항암작용, 면역력 증가, 인슈린 분비촉진 등의 효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표고버섯도 제암 및 항 바이러스작용, 혈중 콜레스테롤 및 과산화질 제거, 호로몬 조절, 생리 활성작용 등에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버섯으로는 아무래도 영지버섯과 송이버섯, 표고버섯인데 표고버섯은 송이과로 예부터 임금이나 고관대작들이 즐겼다. 버섯은 풍부한 영양을 지닌 저칼로리로 간 및 당뇨, 동맥경화 또는 심장병환자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기록을 보면 중국의 진시황과 로마의 폭군 네로황제도 버섯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루 3∼4시간의 수면을 취하고도 건강을 유지하며 군사를 호령하던 프랑스의 나폴레옹 역시 버섯요리가 식탁에 오르지 않으면 짜증을 내곤 했다고 한다. 버섯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먹어서 해가되고 생명을 빼앗기도 하는 독버섯이 있는가하면 환각작용을 하는 환각버섯이 있어 반드시 전문가에게 확인한 뒤 먹어야 된다. 지구상의 버섯종류가 2천여종이나 된다니 가히 신비하다고 할만하다 하겠다. 최근 푸젠A형 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예방효과를 볼 수 있는 인플루엔자 백신이 떨어져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다. 사스가 유행하면서 예년에 비해 일찍 독감예방 접종을 실시해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얘긴데 면역력이 떨어질 즈음 또 다른 독감이 온다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나마 버섯 등에 감기를 예방할만한 성분이 있다니 민간요법이라도 한번쯤 메모해두면 좋을 듯 싶다.(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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