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민과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나 ‘연수구 문화예술의 중심’이란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지역 고유 문화·향토사 보존과 문화행사 개최 등 지방문화원의 영역을 넘어서 문화예술 교육의 메카로 자리잡은 곳이 바로 인천 연수문화원이다. 4대 연수문화원장을 맡고 있는 조복순(57)원장에게서 그 비결을 들어봤다.

"지자체 지원에만 의존하면 많은 사업을 벌일 수가 없죠.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욕구를 채워 주기 위해서 문화원 전 직원이 손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전국 공모사업에도 나서 ‘꼬마작곡가’란 프로그램을 시작했듯이 하나하나 성과가 모여 지금은 무려 100여 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답니다."

연수문화원의 질 좋은 프로그램들로 인해 바로 옆에 있는 대형 쇼핑몰의 문화강좌가 인기 없다는 말은 단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조 원장이 꼽은 비결 아닌 비결은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있었다.

"주말 문화 프로그램인 ‘우리 동네 숲 탐험’과 ‘산성기행’의 참가비는 실비 개념인 1만∼2만 원이에요.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는 수준이죠. 저렴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고급 프로그램을 만들면 결국 주민들이 먼저 알게 된다는 게 제 소신이에요."

이러한 연수문화원의 노력들은 ‘교육부 지정 교육기부 우수기관’, ‘인천시교육청 지정 평생학습관’, ‘지방문화원 종합경영 분야 우수상’ 등의 좋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전국 228개 지방문화원 중 일 욕심이 가장 많은 곳이 되고 싶다는 조 원장은 한 가지 고민 아닌 고민도 있었다.

"주민들의 문화생활 활성화를 위해 청학복합문화센터 건립이 시작돼 2018년 3월 완공되면 연수문화원도 센터 내로 이전합니다. 문화원의 역할을 더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앞으로 어떤 사업을 펼칠까 고민이 많아요."

먼저 전통문화예절학교 얘기를 꺼냈다.

"초등학생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배우기 어려운 전통문화를 체험하면 신발 벗는 법, 인사하는 법 등이 확 달라져요. 교육과정이 끝나면 어리광이나 부리던 아이들이 180도 변해 우리 전통문화의 놀라운 효과를 실감하는 편이에요. 전통문화교육이 필요한 이유이지요. 만약 전통문화예절원이 생기면 원장을 맡아 보고 싶을 정도랍니다."

인터뷰 내내 조 원장은 문화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많이 드러냈다. 그런 전문가다운 면모들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도 궁금했다.

"결혼 전에 근무했던 은행에서 정확한 셈법을 배운데다, 36살부터 사회에 봉사하겠다고 결심하면서 환경단체 등에서 오래 일했지요. 돈 욕심 대신 사람답게 사는 것을 포기할 수 없는 성격 탓인가 봐요. 결국 문화 역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해 어떤 분야에서든 흐트러짐 없이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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