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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현 남양주시 복지문화국장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TV예능프로 중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있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귀여운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을 채워주려고 아버지들이 슈퍼맨이 돼 좌충우돌 노력하는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데 있다고 본다. 공직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서 이 프로그램을 보면, 국민과 국가의 관계는 어떠한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IMF 이후 사회, 경제, 정치적 격변기를 겪으면서 국민의 다양한 욕구에 국가가 신속히 행동하고 반응해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국가가 ‘슈퍼맨’이 돼 주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국가가 국민의 욕구를 모두 해결해주는 슈퍼맨이 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시점에 생각해 본다. 시민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남양주시의 희망케어센터와 같은 복지기관이 있다면, (영화처럼 완벽한 ‘슈퍼맨’은 아니겠지만…)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을까 하고 감히 생각해 본다. 희망케어센터는 지난 2007년 우리 시가 자체적으로 구축해 사회복지법인에 위탁운영 중으로, 언론과 지자체, 사회복지전문가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희망케어시스템의 매력은 첫째, 공무원과 민간조직이 한 공간에서 협업을 통해 제도권 밖의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생활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시민의 참여(후원·봉사)로 공적지원 외에 폭넓은 지원을 신속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복지법인인 희망케어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2007년 설립 당시 4억 원가량이었던 후원금은 10년 만에 25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희망케어센터에서 도움을 받던 수혜자가 도움을 주는 봉사자로 나서는 선순환복지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 엄청난 사회적 가치를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

흔히 마라톤은 중독성 있는 운동이라고 한다. 멈추지 않고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은 고통스럽지만 사람들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달리는 것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때문이라 하는데, 30분 이상 꾸준히 달렸을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라고 한다. 그런데 마라톤처럼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이 그저 마음과 시간만 있다면 ‘헬퍼스 하이(Helper’s high)’에 빠져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헬퍼스 하이’는 다른 사람을 돕고 나서 느끼는 만족감, 좋은 기분에서 시작해 활력과 에너지까지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남양주시민들이 요즘 이 헬스퍼 하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소외된 이웃의 영혼의 온도를 높여주는 감성·공감 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개인 자원봉사뿐 아니라 친목단체, 운동·문화예술·학습활동을 하는 시민 동아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며 ‘복지 슈퍼맨’을 자청해 희망케어의 든든한 희망파트너로서 ‘헬퍼스 하이’를 즐기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헬퍼스 하이’를 즐기는 분들이 계속 늘어남으로써 2020년 인구 100만을 바라보는 남양주시 복지 미래는 매우 밝다고 예측해 본다. 특히 지난 10년간 축적된 소외계층의 욕구와 제공된 서비스를 빅테이터로 분석해 그들의 욕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며, 더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올해 새롭게 출발한 남양주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읍면동 복지허브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앙정부도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을 통해 복지슈퍼맨을 만들기 위해 읍면동에 맞춤형복지팀을 설치하고 공무원을 3명 이상 배치토록 했다. 하지만 맞춤형복지팀 설치로 일시적 효과는 있겠지만 팀 설치만으론 한계가 있다. 그보다 시민의 손에 의해 시민에게 제공되는 시민참여형 복지모델인 남양주시의 희망케어시스템을 중심으로 구성된 ‘남양주시 권역형 읍면동복지허브화’ 조직과 업무시스템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그 해답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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