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선수와 지도자, 협회 임원 등이 똘똘 뭉쳐 한마음이 돼야 한다. 일본이 지금 한국 복싱을 능가할 수 있는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야마네 아키라(78)일본복싱연맹 회장은 선수 50명, 코칭스태프 10명, 임원 3명 등 총 63명의 선수단을 이끌고 인천을 찾았다. 일본 복싱 국가대표팀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기량 향상을 위해 13일부터 21일까지 인천에서 숙식하며 서울 태릉선수촌과 인천 문학가설복싱장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그는 "1970~90년대까지 일본은 한국 복싱을 상대로 철저히 무너졌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 복싱에 많은 투자를 하며 서서히 기량이 향상돼 최근에는 한국보다 한 수 위가 됐다"고 자부했다.

일본 복싱을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 세운 데는 아키라 회장의 공이 매우 컸다. 19년 동안 일본 복싱팀 감독을 역임한 아키라 회장은 2011년부터 일본복싱연맹 회장에 부임한 후 1년 만에 열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 복싱 48년 만에 금메달과 44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2개의 메달을 한꺼번에 획득한 것은 일본 복싱 역사상 처음이었다. 아키라 회장은 이런 공로로 일본복싱연맹으로부터 건강이 다하는 그날까지 회장직을 계속할 것을 위임받기도 했다. 그는 "비인기종목인 복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만한 투자가 필요하고, 내부적으로 잡음이 없어야 한다"며 "한국 복싱이 제대로 일어서려면 복싱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키라 회장은 복싱팀과 함께 매년 두 차례 이상 인천으로 전지훈련을 온다. 스포츠로 작은 외교를 하고 싶어서다. 그는 "일단 한국과 인천 사람들이 매우 좋다"며 "스포츠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히면서 대화하는 것으로, 지금 한국과 일본이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지만 스포츠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가 전지훈련지로 인천을 고집하는 이유는 여자복싱팀(인천시청)이 있어서다. 그는 "비록 한국 복싱이 일본에게 역전을 당했지만 계속 인천으로 전지훈련을 오는 것은 한국 복싱에서도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인천시청 여자복싱 오연지는 도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바라볼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복싱은 현재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며 49㎏ 이하·52㎏·56㎏·60㎏급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에도 이들 체급당 선수 7~8명 이상이 참가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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