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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독자 제공.
제57회 간호사 국가시험 문제 중 일부 문항의 중복 정답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 인정하지 않아 1점 차로 낙방한 간호학과 학생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응시생들은 20일 국시원이 대외 이미지 손상을 걱정해 중복 정답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응시생들이 복원한 간호사 시험지(국시원 비공개 원칙) 중 중복 정답 논란이 일고 있는 문제는 기본간호학 39·47·54번으로 추정된다.

특히 결핵과 관련한 문제는 정답으로 인정할 만한 보기가 확연하게 2개로 나타났다. ‘활동 결핵 환자가 입원 중에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옳은 것은?’. 이 문항의 정답으로 국시원은 4번(환자가 병실에 나올 때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한다)을 인정했다. 학생들은 2번(혈압계와 체온계 등을 따로 쓴다)도 정답이라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국시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응시생들은 현문사 「간호관리」 644쪽에 4번과 2번 보기 내용이 명백히 나온다고 국시원 측에 설명했다.

책에는 ‘이동이 불가피할 경우 환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다. 청진기, 혈압계, 이동변기, 직장 체온계와 같은 기구는 다른 환자와 같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지역의 한 간호학과 교수는 "4번과 2번을 모두 정답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3문제 중 2문제는 중복 정답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듯하지만 결핵 문제는 책에 명확히 써 있기 때문에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호사 국시는 299문제로 177문제(60%)를 맞히면 합격한다. 현재 결핵 관련 문제의 중복 정답이 인정되지 않아 1문제 차이(176점)로 떨어진 학생은 확인된 것만 8명이다. 이들은 국시원이 중복 정답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시원 측은 직원, 간호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 출제문제검토회의에서 학생들이 이의 제기한 문제와 교과서 등을 확인했으나 ‘이상 없다’는 결론을 내려 중복 정답을 인정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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