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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연 인천시 수질환경과장
굴포천은 인천시 부평구에서 발원해 한강까지 흐르는 서부수도권 지역의 대표적인 하천으로 인천시 부평구·계양구, 서울시 강서구, 경기도 부천시·김포시 등 5개 자치단체를 관류하는 연장 15.31㎞의 하천이며 하천 유역 중 약 40%가 한강 수위 이하의 저지대로 침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하천이다.

 이러한 하천 범람에 의한 침수 피해를 해결하고자 1991년부터 추진한 굴포천 방수로 사업이 경인아라뱃길 사업으로 2008년 변경돼 경인아라뱃길과 만나는 지점에 귤현보 등이 설치됐다. 귤현보 및 제철수문은 강우 시 굴포천 범람을 예방하는 목적의 기능은 발휘했지만 굴포천 하류의 유수 흐름을 막는 등 하천이 유수지화돼 수질오염과 악취, 물고기 떼죽음 등의 역기능도 발생했다.

 경인아라뱃길과 굴포천은 귤현보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다. 상류의 굴포천 수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인아라뱃길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어 궁극적으로는 굴포천과 경인아라뱃길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는 중앙 부처에 ‘굴포천 국가하천 지정’을 요청하고 수차례 관련 부처 및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지역 국회의원을 직접 방문해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등 중앙 부처에서는 예산 및 타시도와의 형평성 문제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 왔다.

 그러던 중 민선 6기 공약사항으로 ‘굴포천 국가하천 지정’이 포함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고 그동안 국가하천 지정에 소극적이었던 기획재정부에서 굴포천의 국가하천 지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토교통부의 굴포천 국가하천 승격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

 이는 약 10년 만에 지역 숙원인 굴포천 국가하천 지정 요청이 시를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들, 관계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으로 300만 인천시민과 함께 ‘굴포천 국가하천 승격’을 축하하고자 한다.

 앞으로 홍수방지 및 수질개선 등 대규모 사업은 국가가 맡게 되고 하천 정화 등 소규모 유지·관리 사업은 해당 지자체가 국비를 지원 받아 추진하게 되면 굴포천 정비 예산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가하천 승격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한강·아라뱃길과 연결되는 굴포천이 수도권의 대표적인 수변공간으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중앙정부도 굴포천 국가하천 승격이 도시화로 홍수 위험이 증가되고 있는 지방하천에 대해 지속적으로 국가하천 승격을 추진할 계기가 됐다고 하니 더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시는 굴포천 배수문 관리가 일원화되면서 홍수예방 등 행정의 효율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굴포천이 국가하천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당장 시민이 만족할 만한 하천으로 탄생되는 것이 아니다. 굴포천 본류뿐만 아니라 본류로 유입되는 지류천(하수시설) 등의 관리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조해 풀어가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따라 시는 굴포천의 국가하천 지정 신청과 더불어 굴포천의 상류부를 ‘자연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이라는 테마를 설정해 2008년 생태하천으로 이미 조성했고 오염원 유입 및 유지용수 부족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강원수를 활용한 유지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한강수계기금을 확보해 1일 9만t 규모의 유지용수 공급사업을 2018년 완료할 계획이다.

 아울러 콘크리트로 복개돼 하수시설 및 주차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굴포천 상류(지류)는 환경부에서 공모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에 선정돼 2018년 이후 굴포천 옛 물길 복원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다. 향후 도시개발로 사라진 굴포천 상류가 부평구청을 거쳐 부평1동 주민센터에 이르는 물길로 다시 태어나 도심지 내 시민들이 자연을 느끼며 휴식하는 힐링공간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서부 수도권의 대표적인 하천이며 그간 도시개발을 위해 희생한 굴포천이 오염 하천의 오명을 벗고 민선 6기를 맞아 경인아라뱃길·한강과 연계된 새로운 친환경 수변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해 인천시민에게 사랑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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