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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정치학 박사
북한이 12일 평안북도 방현에서 동해상에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어디서나 발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해 주변국의 위협을 증폭시켰다. 국제사회가 일제히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보리는 15개 이사국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북한에 대해 규탄 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안에 대한 중대한 위반(grave violation)이며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추가 중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가 나왔으나 또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남의 일이 될 것이 우려된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개발시험(test)은 위협(threat)을 넘어 위험(danger)이 돼버린 실재적 사실(fact)을 현실 위기(real crisis)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다. 이제 언제 어디로 어떤 파괴용량의 대량살상무기(WMD)가 날아올지 모르는 위험에 대한민국이 노출돼 있다는 것은 안보의 주도권(initiative)을 강탈당한 것이다. 이 미사일은 발사의 방향만 동해상이지 알고보면 500㎞ 사거리는 대한민국 전역이 사정권이라는 공갈협박인 것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정치권부터 안보불감증으로 ‘강 건너 등불’ 보듯이 지나고 있는 것이 통탄할 지경이다.

 이미 지난 1월 1일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핵과 미사일과 관련해 "날로 악랄해지는 핵전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첫 수소탄시험과 각이한 공격 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첨단 무장장비 연구개발이 활발해지고, 대륙간 탄도 로케트 시험 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에 이른 것을 비롯해 국방력 강화를 위한 경이적인 사변들이 다계단으로, 발적으로 이룩됨으로써 (후략)"라는 연설을 통해 지속 개발해온 핵과 미사일 무장을 완성하려는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냈지 않은가?

 그렇다면 순리적으로 유엔 안보리와 북핵 6자 회담국과의 외교적 대응 제재와 병행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독자적인 한국형 군사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대북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우리의 자위적 생존권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형 군사대응책으로는 북한의 막연한 변화를 기대하지 말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허용 불가의 데드라인(dead line)을 선언하고 이를 위반 시 자위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통보해야 한다.

 우리가 안보상 묵과할 수 없는 데드라인을 넘는 북한의 도발행위를 수수방관한다면 국가로서의 기본책무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방부는 전격적인 참수작전으로 국가안보 위기를 돌파하는 결단을 준비해야 한다.

 과거 이스라엘은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1967.6.5~6.10)에서 이집트의 공격을 앉아서 당한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선제 기습공격으로 완승을 거둔 전사로 유명하다. 이 전승 신화의 주인공은 애꾸눈의 ‘모세 다얀 장군’으로 이스라엘의 국운을 걸고 싸워 이겼다. 우리 군에는 다얀 장군이 없는 것인가?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사가 백척간두에 다다랐는데 당하고서야 무슨 조치를 하겠다는 것은 ‘우리 안보가 불 지펴진 대야 속에 헤엄치는 개구리’로 비유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한다면 국운을 걸고 참수작전을 즉각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국방부는 선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미 정부는 대내외에 한미동맹 차원에서 불용하겠다는 것을 공표하고, 대한민국의 안보가 얼마나 위태로운가를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 이제 국가 운명이 걸린 결단의 순간마저 준비하지 않는다면 천추의 후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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