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의 초반 레이스는 좋았다. 첫 100m 구간을 전체 3위 기록인 10초44로 끊으며 고다이라(10초52)보다 앞섰다. 그러나 중반 이후 무섭게 스피드를 끌어올린 고다이라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상화는 마지막 곡선 주로 이후 다소 처지며 금메달을 내줬다.
여자 500m 세계기록(36초36) 보유자인 이상화는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고다이라에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작년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1차 대회에서 입은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 부상이 문제였다. 그는 월드컵 4차 대회까지 출전을 강행했지만 2009-2010시즌 이후 7년 만에 ‘노골드’에 그쳤다. 반면 고다이라는 6차례 출전한 월드컵 대회 5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랭킹 1위로 우뚝 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상화는 "레이스엔 만족하는데 마지막 코스에서 제대로 돌지 못해 역전을 당했다.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이 선수로서 참가하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 번의 레이스로 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욕심을 낸 것 같다. 다음 경기부터는 급하게 타지 않기 위해 마지막 곡선주로에 관한 훈련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부상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며 "500m에선 첫 100m 구간이 매우 중요한데 통증이 조금 있었다"며 "부상이 조금 문제를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다이라와의 경쟁 구도에서 밀리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선 웃어넘겼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최고의 자리에 있다면 그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현재 2위 위치에 만족한다. 부담 없이 평창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인터뷰가 끝난 뒤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은메달을 손에 들고 활짝 웃기도 했다. 그는 "사실 (금메달보다)은메달이 더 예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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