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학교가 이상하다. 어디는 학생들이 많아 콩나물 학급인가 하면, 또 어디는 학생들이 없어 교실이 놀고 있다.

원도심과 신도시 간 교육격차가 깊어지면서 학부모들 간의 갈등까지 빚는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신설 및 이전·재배치, 학군 조정을 위한 연구용역 등 다각도로 방안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학교 신설은 국가 정책에 막혔고, 학군 조정도 별 소득 없이 끝났다. 본보는 인천 지역 내 학교 분포 현황과 그에 따른 문제점, 해소 방안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 학교 앞 농산물도매시장 건립으로 학교 이전을 요구하는 인천 도림고등학교 학부모들. 그러나 이전에 따른 의견 차이로 학교 이전·재배치가 녹록지 않다.  <사진=기호일보 DB>
▲ 학교 앞 농산물도매시장 건립으로 학교 이전을 요구하는 인천 도림고등학교 학부모들. 그러나 이전에 따른 의견 차이로 학교 이전·재배치가 녹록지 않다. <사진=기호일보 DB>
인천 지역 고등학교가 학생들과 동떨어져 있다. 인구가 적은 지역에는 학교가 남아돌고 있지만, 인구 과밀지역은 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하는 실정이다.

21일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8개 구(강화·옹진군 제외) 중 학령인구가 1천 명 이상임에도 일반계고교가 없는 동(洞)이 8곳에 달했다.

인천 지역 전체 56개 동의 학령인구 대비 학교 수는 평균 1천여 명당 1곳이지만, 현재 인천 지역 내 학교군(이하 학군)별 분포를 보면 1학군의 구월동 4천46명, 장수·서창동 1천265명, 숭의동 1천177명, 청학동 1천32명 등으로 나타났다.

2학군은 청천동 1천600명, 갈산동 1천302명 등이며, 3학군의 청라동 3천358명, 석남동 1천940명 등으로 각 학군 내에서 학생 수 대비 학교 수의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

반면 일부 지역은 고교가 없는 곳과 인구수가 비슷하거나 적었지만 학교 수는 많았다.

1학군 도화동(1천315명)은 2개 학교로 인구 658명당 1곳꼴, 2학군 십정동(1천403명)은 인구 702명당 1곳, 3학군의 검암·경서동(1천492명)은 497명당 1곳 등으로 학령인구에 비해 학교 수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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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매년 후반기 일반계고교 배정에서 학부모는 집에서 가깝고 희망하는 학교를 배정받기 위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전학이라는 편법까지 사용하면서 원하는 학교를 선택하려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시교육청은 2015년 학군 조정안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나 학군 조정을 통한 해법 찾기에는 실패했다.

연구용역 결과 현행 1학군(남·중·동·남동·연수구)과 2학군(부평·계양구), 3학군(서구) 등 3개 학군과 2·3공동학군(부평·계양·서구)과 공동학군(남·중·동·남동구) 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추후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동일 학군 내 인구 변화에 따른 이전·재배치, 보다 세밀한 학교 분포 분석, 인구쏠림현상 등은 앞으로 학교 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여전히 인천이 풀어야 할 숙제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도심과 신도시 간 학생 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했지만 현행 학군을 유지하고 배정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최적의 결과였다"고 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홍봄 인턴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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