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      
남경필/스노우폭스북스/1만5천 원

13-가시덤불에서도-꽃은-핀다.jpg
22일 출간된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는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한 남경필 경기지사가 쓴 자전적 에세이다.

2011년 「새로운 권력자들」에 이어 그는 이 책을 통해 ‘정치하는 이유’와 ‘하고 싶은 정치’에 대해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남 지사가 하고 싶은 정치의 모습은 어떤 걸까? 진보도 보수도 아닌 새로운 정치를 하는 정치인, 개인의 이익과 정당의 이익보다 국익을 우선시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과일장수가 아닌 청소부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비유를 들며 이렇게 표현했다.

『내가 추구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트럭을 몰고 다니는 과일장수 같은 정치인이 아니라 청소부 같은 정치인이다. 동네에 과일을 팔러 오는 과일트럭은 시끄럽다. "과일 사세요. 맛있고 값싼 수박이 왔어요." 마이크를 잡고 온 동네 사람들 낮잠을 깨우면서 과일 선전을 한다. 이처럼 시끄럽게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시끄럽게 편을 가르고 여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반면에 청소부는 조용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결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문제 있는 것을 쓸고 닦는다. 시민들이 나와 보면 거리가 깨끗해서 누가 했는지 모를 정도다. 평상시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가도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즉각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진짜 유능한 정치인(대통령)이다.』

대권주자로서의 소신이 잘 나와 있는 대목은 바로 ‘Kill the Boy! Be a Man!’편이다.

남 지사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대사 "네 안에 있는 소년의 모습을 죽이고 어른이 돼라"를 통해 국민들에게 용기를 가질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 민족, 우리 국가 안에 있는 부족한 모습을 버리고 대한민국을 리빌딩함으로써 ‘Man’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과거의 미성숙한 가치관을 버리고 진정한 남자(어른)가 되는 것, 이것이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게 그의 부연이다.

남 지사는 ‘금수저 출신의 보수주의자’라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는 ‘금수저와 오렌지에 대한 생각’편에서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우리나라에서 ‘금수저’가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유는 금수저로 자기 가족들만 떠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큰 금수저로 다른 사람들을 떠먹이면 어떨까? 대표적인 사람이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그는 금수저로 태어났지만 금수저들이 힘들어할 만한 정책을 폈고, 그들에게서 걷어들인 세금으로 중산층과 서민층에 큰 혜택을 주었다. 누구든 부모로부터 받은 혜택을 남들과 나누고자 한다면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

이 책에 정치 이야기만 나오는 건 아니다. 국내 최초의 지자체 연정, 핵무장 준비 공론화, 모병제 주장 등의 정책과 발언으로 각종 화제를 몰고 왔던 남 지사의 개인적인 면모도 볼 수 있다. 대학입시 실패 경험, 아들과 떠난 배낭여행, 친구인 가수 안치환과의 인연, 기자 근무 이야기 등이 나온다.

Moment
생각과 표현/북스토리/1년 구독료 2만 원

2017022201010007710.jpg
부천시에 위치한 도서출판사 ‘생각과 표현’이 시 전문 무크지 「Moment」를 2월에 창간했다. 한국 문학 위기의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담론 생산의 주체가 되기를 바라며 창간 특집으로 ‘무의미의 시, 김춘수 시인의 시와 시론’을 집중 분석했다. 서울대에서 김춘수 연구로 학위를 받은 시인 오주리·평론가 남승원·시인 이재훈과 김효은 등이 모여 좌담을 열고 김춘수 시인의 작품들이 한국 문학에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전망들에 대해 조망했다.

또 미술·연극·사진·에세이·철학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미적 세계를 편집해 소개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강병두 사진작가의 에세이와 연극평론가 송정섭의 유진 오닐에 대한 평, 「간이역」의 저자 배홍배 시인의 ‘잊혀져 가는 풍경과 사진’ 등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주병율 발행인 겸 편집주간은 "창간호를 시작으로 시에 담긴 정신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계속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좋은 시, 이렇게 읽는다
문광영/미소/1만5천 원

13-좋은-시-이렇게-읽는다.jpg
문학평론가인 경인교육대학교 문광영 교수(한국문인협회 인천시지회장)가 쓴 시평집 「좋은 시, 이렇게 읽는다」가 지난 20일 출간됐다. 이 책은 최근 3년 동안 월간·계간 문예지에 실렸던 주옥같은 작품 106편을 모아 쓴 것으로, 필자 특유의 남다른 해석으로 독자들에게 시의 참맛과 아름다움을 풀이하고 있다. 오세영·김종철·김후란·김영승 등 현재 가장 사랑받는 시인들의 최근 작품들이 4부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문광영 교수는 "천상에는 별이 있어 아름답고, 지상에는 꽃이 있어 풍요롭고, 인간에게는 시가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며 "106편의 시를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감동과 충격을 받고, 상상의 충만함을 맛볼 것이며, 자아와 세계 인식이 달라져 갈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문광영 교수는 20여 년 넘게 작가 지망생들을 가르쳐 80여 명을 문단에 등단시키는 등 문학 교육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