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복 인천시장이 중구청을 찾아 2017년 시민행복·대화의 시간을 갖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중구청 제공>
▲ 유정복 인천시장이 중구청을 찾아 2017년 시민행복·대화의 시간을 갖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중구청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의 군·구 연두방문으로 시와 기초자치단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장의 연두방문이 각 자치단체가 안고 있는 지역 현안에 대한 뚜렷한 해법 제시 없이 형식적인 행사를 매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급기야는 시장의 연두방문 자체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남동구는 23일 유정복 시장의 연두방문을 거부했다. 매년 시장이 찾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지역 현안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남동구는 그동안 방문 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다가 이날 방문 자체를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시가 남촌에코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지 않는 점이 거부의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남촌에코산업단지는 남촌동 625의 31 일대에 25만3천여㎡ 규모로 친환경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시는 남동구의 처사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남동구가 특정 사안의 수용 약속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시장이 연초 신년인사를 겸한 대화와 소통을 위해 구민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이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 거부는 인천시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상호 협업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더 나아가 남동구의 거부는 구청장 개인의 의견이고 남동구민 전체 의견이 아니므로 구청장이 남동구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는 향후 남동구민을 별도로 초청해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남동구는 물론 이미 연두방문을 진행했거나 예정된 지역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부평구 연두방문에서는 지역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유정복 시장에 대한 불만이 비등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통합예비군훈련장 이전 문제와 상동 복합쇼핑몰 건립사업 등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유 시장은 9개 현안에 대해 단 한 건의 구체적인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돌아갔다.

22일 진행된 서구 연두방문 역시 17개의 지역 현안을 놓고 주민들의 건의 및 토의가 진행됐지만 대부분의 현안은 뚜렷한 해결책 없이 업무보고 수준의 답변만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장의 연두방문 무용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매년 되풀이되는 업무보고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연두방문을 굳이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지역주민들에게 현안사항을 사전에 받아 보고 답변을 주는 게 오히려 속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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