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자살유가족 지원사업이 유명무실하다.

연간 최대 9천500명에 달하는 자살유가족이 발생하지만 홍보 부족으로 지원 대상자가 없을 뿐더러 예산도 줄어들고 있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5년부터 인천경찰청, 중앙심리부검사업단과 협력해 자살유가족 지원 ‘마음 안아주기 사업’을 실시 중이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유가족에게 면담, 치료비 지원, 자조모임 등을 벌이고 있지만 지원 대상자는 소수에 그친다.

2015년 시의 자살자는 791명으로 그 유가족은 적게는 4천700명에서 많게는 9천500명에 달했지만 지난해까지 지원사업에 등록한 유가족은 117명에 불과했다.

예산 규모도 지난해 540만 원(프로그램 운영비·홍보자료 1만5천800부 제작비 등)에서 올해는 350만 원으로 축소됐다.

유가족 신청자가 적다 보니 사업 확대 한계와 홍보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시는 매분기마다 경찰에 지원사업 안내에 관한 협조공문을 보내고 각 경찰서와 차량에 자료를 비치하는 등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일선에서 자살유가족에게 사업을 안내하는 경찰도 홍보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경찰 관계자는 "사업이 있다고 안내해 줘도 실제로 서비스를 받으려는 유가족이 없다"며 "가족을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유가족들에게 프로그램을 안내하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더 많은 유가족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홍보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홍보자료 제작이 끝났고 서비스 신청 대상이 많지 않아 예산이 줄었다"며 "경찰을 통한 홍보에 한계가 있어 지역 주민센터 사망신고 접수 창구에도 안내자료를 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봄 인턴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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