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배치 불균형으로 인한 고등학생의 원거리 통학을 줄이기 위해 학생 수에 따라 학급인원을 조정하고 있지만 과밀학급을 불러오고 있다. 사진은 한 학급당 43명인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 학교 배치 불균형으로 인한 고등학생의 원거리 통학을 줄이기 위해 학생 수에 따라 학급인원을 조정하고 있지만 과밀학급을 불러오고 있다. 사진은 한 학급당 43명인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학교 배치 불균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학교가 없는 지역은 학교 이전을 요구하는 반면, 학교밀집지역에서는 현재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학교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22일 인천시교육청 학교군(이하 학군) 조정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2015년 고등학생 평균 통학시간은 약 14분으로, 30분 이상 통학자의 비율은 7.2%에 달했다.

1학교군 265.9㎢, 2학교군 77.6㎢, 3학교군 114㎢ 등으로 넓은 면적의 학군 내 배치 불균형이 원거리 통학을 초래한 것이다.

올해 일반고 배정에서도 50분 이상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학생이 3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학군 내 학교가 부족한 남동·연수구에서 남구·중구·동구로 배치되는 경우다.

시교육청은 원거리 통학을 줄이기 위해 학생 수에 따라 학급 인원을 조정하고 있지만 이는 과밀 학급을 불러와 오히려 학교 간 불균형을 가중시키고 있다.

남동구 만수동 만수고의 경우 학령인구에 비해 학교가 부족한데다 인근 일반고가 없는 장수·서창동, 구월동 인구까지 들어와 학급당 학생 수는 33.1명으로 시교육청 권고 수준인 26.5명을 크게 웃돈다.

반대로 학생이 없는 지역에서는 학급당 인원을 줄이고 있지만 매년 신입생 유치를 걱정해야 한다. 지난해 1학군에서 학령인구가 2천149명으로 가장 적은 동구의 동산고는 학급당 학생 수 22.9명, 남구 선인고는 23.1명에 그치고 있다.

학교가 없는 지역에서는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 지침은 신설보다 이전·재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원활한 학교 배정을 위해서는 밀집지역 학교를 옮길 수밖에 없고, 이는 원도심과 신도시 학부모들의 갈등만 고조시키고 있다.

학령인구가 1천265명임에도 고등학교가 없는 서창동 주민들은 학교 신설 또는 인근 도림고나 4개 학교가 위치한 논현·고잔동의 일부 학교 이전·배치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 이전에 따라 학교 이전·재배치를 요구하고 있는 도림고 학부모들은 지역 내 이전을 주장하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인천교육계에서는 동일 학군 내에서 개발사업에 따라 인구이동이 지속되는 만큼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교육계 한 원로는 "학교가 특정 지역에만 몰려 있어 학교 간 불균형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이전·재배치와 학군 조정 등을 검토하지 않으면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홍봄 인턴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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