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고 하면 군법을 엄히 세우려고 북벌에 나선 제갈량이 사랑하는 마속을 처형하는데 눈물을 흘렸다는 고사에서 비롯된다. 한마디로 측근의 잘못을 감싸다가는 체통은 물론 진정한 법도를 잃게 된다는 걸 경계하는 가르침으로 널리 쓰인다. 사실 제갈량의 울음은 마속을 죽인 데 대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사랑하는 마속을 죽이려니 마음이 아팠을 테지만 말이다. 제갈량이 마속을 죽인 후에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마속을 위해 우는 것이 아니다. 선제(先帝 : 유비)께서 백제성에 누워 위독했을 당시 내게 ‘마속은 하는 말이 실제 행동보다 지나치니 장차 큰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하셨던 바 그 말씀이 오늘 들어맞았다. 내 사람을 잘못 본 걸 후회하는 동시에 선제의 가르침을 사모해 이처럼 우는 것이다." 이후 제갈량은 표문을 올려 승상 자리에서 물러났다. 책임을 진 것이다. 높은 지위를 탐하고 재물에 눈이 어두워 별의 별 해괴한 국정 농단이 자행됐는데 처벌할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는 오늘이 과연 치세인지 난세인지 구분조차 어려운 상태라면 과언일까.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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