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구속영장 청구, 혐의 끝까지 묵묵부답... 오민석 판사 영장실질심사 진행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마지막까지 국정농단 연루자들을 잡아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검팀은 26일 이 행정관을 상대로 의료법위반 방조, 위증 전기통신사업법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영선 행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27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영선 행정관은 최순실이 애용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소개로 이어진 '주사 아줌마', '기치료 아줌마' 등 비선 의료진의 청와대 출입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비선 의료진의 청와대 관저 출입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보고한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정호성 당시 비서관에 보낸 문자엔 박근혜 대통령을 '대장님'으로 표현했다.

주요 문자 내용으로는 2013년 5월 12일 "아주머니 이상 없이 모셨고 대장님도 지금 들어가셨습니다", 5월 16일 "기 치료 아주머니 이상 없이 마치고 모셔드렸습니다. 쉬십시오. 내일 뵙겠습니다", 6월 2일 "아주머니 도착해서 대장님 지금 들어가셨습니다"는 등 이들을 관리한 증거들이 속속 드러났다.

2017022701_이영선행정관.jpg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마지막까지 국정농단 연루자들을 잡아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TV조선이 공개한 영상에서 이영선 행정관은 최순실 옆에 대기하다 음료수를 따주고 전화를 바꿔주며 스마트폰을 닦아 건네는 등 최순실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행정관을 민간인 최순실이 수족처럼 부리는 모습은 전 국민을 격분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12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해서는 '최순실을 한 달에 몇 번이나 청와대로 데리고 들어갔느냐'는 질문을 받고 "업무 특성상 출입 관련해서는 말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지목됐으나 함구로 초지일관하는 상태다.

특검팀은 이영선 행정관이 박근혜 대통령 차명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 개입한 정황도 알아냈다. 이영선 행정관 지인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을 최근 압수수색하고 이영선 행정관이 차명폰만 무려 70여 대를 개통한 사실을 포착했다.

특검팀은 의혹 조사를 위해 이영선 행정관에게 수차례 소환 통보했지만 이영선 행정관은 이를 불응했다. 이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소재 파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이영선 행정관은 이후 특검팀에 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특검팀은 자진 출석한 이영선 행정관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13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벌였지만 혐의를 일체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하는 등 청와대 ‘호위무사’를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영선 행정관은 지난 2007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 시절부터 경호를 책임졌다. 경북 경산의 진량고와 경기대 유도부를 졸업했고 학군사관후보생(ROTC)으로 전역한 뒤 동대학원 석사 과정과 박사 과정을 마쳤다.

원래 체육교육 쪽으로 진로를 잡았지만 우연찮게 경호일을 맡다가 문고리 3인방인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추천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게 됐다. 서강전문학교 경찰경호학과 교수 신분으로 지난 2010년 언론 인터뷰에도 등장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