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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제47회 다보스포럼이 진행됐다. 미래연구가로서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방을 결정해 준다는 의미에서 주의 깊게 본다. 올해의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다. 현재 대통령 탄핵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는 더더욱 의미 있는 주제인 것 같다.

 올해의 주제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지금까지 다보스포럼이 어떠한 주제를 다뤘는지에 대한 지식은 과거의 추동력이 현재를 거쳐 미래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2011년에는 무역 불균형, 신흥국과 선진국 경기 회복 격차 심화, 노령화·자원부족·기술혁신 등의 이슈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현실(New Reality)’, 2012년에는 성장과 고용·리더십과 혁신, 지속가능성과 지원, 사회·기술적 모델 등의 이슈를 다룬 ‘대전환(Great Transformation)’, 2013년에는 글로벌 시스템 재정비, 탄력성과 민첩성, 역동적인 지도자 등의 이슈를 다룬 ‘탄력적 역동성(Resilent Dynamism)’, 2014년에는 ‘포괄적 성장’의 성취, 파괴적 혁신의 포용, 사회 내 새로운 기대들과의 조우, 90억 명의 지속가능한 세계 등이 주요 이슈인 ‘세계의 재편(Reshaping of the World)’, 2015년에는 분권화된 세계화 및 지역간 갈등, 글로벌 저성장, 에너지 헤게모니, 비정상적 통화 정책의 정상화, 이상기후·청년실업·소득불평등 등의 이슈를 다룬 ‘새로운 세계 상황(The New Global Context)’, 2016년에는 제4차 산업혁명의 정의, 제4차 산업혁명의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 발굴, 글로벌 공조 필요 강조 등의 이슈를 기반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다. 다보스포럼의 주제만 한번 살펴보더라도 세계 경제의 판도가 새롭게 재편성되고 있다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위기가 도래된 것이 확실하다. 불확실성과 초위험성이 극대화돼 있는 시점이다. 본 칼럼을 통해 누차 강조했던 것처럼, 위기의 시대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돼 있다. 누구에게는 엄청난 위험요소로 다가오지만, 누구에게는 새로운 기회요소로서 다가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미래연구를 하는 목적이 여기에 있다.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predicting), 예측한 미래를 이해하고(understanding), 미래사회의 이해를 기반으로 우리가 준비하기(preparing) 위함’이다. 다가올 미래는 결정론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어떠한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는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이다. 즉,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세대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현재의 우리가 탁월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탁월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인류사적 관점으로 세상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리더는 반드시 미래 통찰력을 갖춰야 하며, 리더십은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 미래사회의 예측으로부터 발휘돼야 한다.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다뤄진 주요 이슈는 2016년의 주제이기도 한 ‘제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에 따른 세계 시장의 큰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다른 의제로는 선진국의 경제 불안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세계 경제는 성장의 한계에 다다르듯이 성장둔화가 지속되고 불확실성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EU 주요국에서의 이민자 여론 악화, 소득 불균형 심화 등으로 기존 정치와 정책에 대한 불만이 극대화되면서 포퓰리즘 성향의 정치세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자국민을 위한 포퓰리즘적 정치 행태를 구사하는 트럼프 정부와 아베 정부가 자국민의 인정을 받고 있다.

 점점 심각하게 부각되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 실패와 폭력 및 충돌에 대한 경제적 손실이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실패는 인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을 위한 포퓰리즘에 빠져 있는 각국의 정치인들이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지금이 미래에 대한 통찰을 갖춰야 할 시급한 시점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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