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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논어에서 공자는 정치는 족식 (足食) 족병 (足兵) 민신지의(民信之矣) 라고 했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 또한 풍족해야 하며 백성들이 믿을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백성들이 배고프면 정치의 한축이 무너지고 만다. 경제가 정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인은 정치를 몰라도 되지만 정치인은 경제를 몰라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리고 안보가 흔들리면 나라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국방을 지키는 군인들이 풍족함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게 해라. 이것은 군인들이 사기가 충만할 때 나라가 편안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돼 대치상태에 있으므로 족병정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본다.

 300명 선량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이다. 국민은 당신들에게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국민의 대표자로서 일해 줄 것을 위임하고 성실의 원칙에 의해 국정을 이끌어 달라고 금배지를 달아준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족식’ ‘족병’ ‘민신지의’ 중에 하나를 버린다면 첫 번째 군비라고 했고 나머지 둘 중 하나를 버린다면 식량이라고 했다. 핵심은 민무신불립 (民無信不立), 백성이 신뢰하지 않으면 정치는 성립될 수 없다고 봤기에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위 3가지 정책은 정치의 기본이라 생각한다. 이는 국민들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기 위한 말로 이해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신뢰가 무너지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직무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진정 국민을 위해 국정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일명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탄핵정국에서 촛불시위와 태극기시위로 갈라져 양분화 돼 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광화문 촛불집회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사실들을 언론이 집중보도하자 정치 경제 등 여러 가지 불만 요인들이 용해돼 이를 규탄하기 위해 시작됐고, 대한문 태극기집회는 충분한 수사와 근거를 확보하기도 전에 촛불집회가 전체 국민의 뜻인 양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소추안은 무효라며 태극기를 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양쪽으로 나뉘어 마치 자신들의 의도대로 헌법재판소가 판결하지 않으면 승복하지 않고 국민저항이라도 하겠다는 듯 살벌한 분위기를 보이며 재판관들을 위협하고 있다. 마치 자신들만이 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애국자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민생을 외면한 채 오로지 탄핵정국에 올인, 자신들의 이익과 몸담고 있는 당과 조직의 사익을 위한 정치행태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말싸움에 이전투구하느라 정신 없고 권력을 잡기 위해 뭉쳤다 갈라지고 등 돌리는 것을 식은 죽 먹듯 행동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이제 대통령 탄핵문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오직 남은 것은 헌법재판소의 공정한 법리에 따른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공정한 판결을 해야 할 재판관들의 법리적 심리활동에 위협이라도 가하듯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에서는 과격한 발언들이 봇물을 이루고 자기들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동이라도 일으킬 분위기다.

문제는 헌법 재판관들이 공정한 판결을 했을 때 승자는 교만에 빠져서 기고만장할 것이고 패자는 헌법재판 판결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또다시 길거리로 뛰쳐나와 국가질서를 마비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 앞으로 정부는 엄격한 잣대로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치인들은 이 나라가 촛불집회 또는 태극기 집회에 의해서 정치가 이뤄지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태극기나 촛불에 따라 정책이 결정된다면 국회가 왜 필요한가?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사당 안에서 정치하기보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부추기는 장외 투쟁정치를 접고 헌재 판결이 나면 모두 승복하고 국론 통합에 앞장서서 혼란스러운 사회를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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