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귀빈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과 7∼8분가량 비공개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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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을 넘겨받은 이후 황 권한대행이 여야 대표들과 한꺼번에 자리를 같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특별검사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을 이유로 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3·1절 기념식에는 참석했으나 황 권한대행과의 차담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항의의 의미로 아예 행사에 불참했다.

 추 대표도 차담회가 끝날 때쯤 들어가 황 권한대행과 악수만 하고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았다. 추 대표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그런 자리에 서서 그분들하고 이야기하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해 일부러 ‘지각’했음을 시사했다.

 황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하는 정당에서는 유일하게 박 대표가 황 권한대행과의 차담회에 참석했으나 "좀 신경질적인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탄핵이나 특검 연장법 등의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치문제를 이야기할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했고, 정병국 대표는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의례적인 인사만 했다. 황 권한대행은 주로 독립유공자들과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황 권한대행이 정 의장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특검 연장법을 직권상정하지 않은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환담 후에도 야당 쪽 참석자들은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추 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기념사를 낭독하는 내내 거의 시선을 주지 않았고, ‘국론 분열’에 관한 언급이 나올 때는 입을 꾹 다물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 황 권한대행은 퇴장하는 참석자들과 악수를 했지만, 정 의장과 각 당 대표들은 먼저 자리를 뜨는 바람에 별도로 악수나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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