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김철수
정철/허밍버드/1만3천800원

13-꼰대-김철수.jpg
"당신도 혹시 꼰대 아닌가요?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섭리지만 제발 우리 모두 천천히 꼰대가 되어 갑시다."

‘꼰대’란 사전적 의미로는 기성세대나 선생을 뜻하는 은어이다. 명사인 ‘꼰대’에 접사인 ‘질’을 붙여서 ‘꼰대질’이라는 표현도 쓴다. 보통 아랫사람에게 강요하는 어른을 비꼬아 ‘꼰대’라고 일컫듯이 늘 훈계하거나 텃세를 부리면 ‘꼰대질한다’로 말한다.

책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회사·학교·가정에서 제발 밉고 딱한 꼰대는 되지 말자는 것이다.

저자는 꼰대의 기본 DNA에 대해 ‘오지랖’, ‘반말’, ‘갑질’, ‘권위’ 등이라고 설명한다. 또 "왕년에 내가", "요즘 젊은 것들은", "버르장머리 없는 놈, 내가 누군지 알아"를 입에 달고 살고 있다면 자신 스스로가 꼰대인지를 반성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이 꼰대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내놨다.

▶사람을 만나면 나이부터 확인하고, 나보다 어리면 반말부터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력은 하지 않고 세상 탓만 하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너만 했을 때’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나보다 늦게 출근하는 또는 나보다 일찍 퇴근하는 후배가 거슬린다 ▶후배가 커피를 알아서 대령하지 않거나 회식 때 삼겹살을 스스로 굽지 않으면 불쾌하다 등 5가지 질문 중 3가지 이상인 경우 꼰대병에 감염됐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꼰대’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저자는 ‘배려’, ‘감사’, ‘위로’ 등이 모두 맞지만 ‘꼰대였다’를 가장 정확한 반대말로 추천한다는 재미있는 대답을 내놨다. 꼰대는 누구든 걸릴 수 있는 병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치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든 방심하면 꼰대가 되는 병에 걸리며,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살이에 익숙해지다 보면 꼰대가 될 확률은 더 커진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카피라이터인 저자의 글답게 내용이 정말 감각적이다. 솔직하게 이런 표현도 썼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하루하루 꼰대가 되어 가고 있는 나에게 내린 처방전입니다."

자신 속에 있는 꼰대 DNA를 관찰하고 ‘어린이와 어른’이란 제목으로 남긴 반성의 글이 인상적이다.

『어른들은 그림을 재산이라, 공부를 승부라, 친구를 인맥이라, 사랑을 계산이라, 결혼을 조건이라, 축구를 전쟁이라, 미국 말을 실력이라, 집을 부동산이라고들 말합니다.』

황해문화 2017년 봄호 
새얼문화재단/9천 원

13-황해문화-94호.jpg
황해문화 2017년 봄호(통권 제94호)가 1일 출간됐다.

이번 호 특집 주제는 ‘야만의 시대, 학문과 지성의 현주소’로, 지식인과 대중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내용들이다.

또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의 ‘수고했어 오늘도’와 김동춘 성공회대학교 사회학부 교수의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과 한국 정치의 새 국면’은 광화문광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 비평들로 볼만하다.

이 밖에도 국정농단과 예술 검열에 항의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 사진작가 노순택의 포토에세이 ‘겨울이 간다, 죽음도 가려나’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많다.

일생에 한번은 가고 싶은 여행지 500  
내셔널지오그래픽/터치아트/3만3천 원

13-일생에-한번은-가고-싶은-여행지-500.jpg
기억하고 싶은 혹은 인생을 바꿔 놓을 의미 있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강과 바다를 따라가는 물길 여행, 자동차와 함께하는 여행, 소박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걷기 여행, 문화 탐험 여행 등 총 9개 테마 여행이 수록돼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여행지부터 호화로움의 결정판인 최고급 여행지까지 각양각색의 여행지 소개가 688쪽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과학·교육 비영리기구인 내셔널지오그래픽소사이어티(National Geographic Society)가 발행한 인문학적 여행서답게 글과 사진이 보기에 편하고 깊이가 깊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