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어릴 적 눈썰매를 타본 추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가뜩이나 짧은 겨울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야단을 맞은 기억 등 눈썰매와 관련된 추억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그 썰매는 언제부터 타왔으며 어떤 용도였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썰매에 대한 기록은 이익(李翼·1681~1763)의 성호사설(星湖僿設)에 나오는데 `함경도 삼갑(삼수갑산)에서 겨울에는 썰매를 타고 곰과 호랑이를 찔러 잡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이 책에는 `썰매를 타고 노량에 이르다…. 썰매는 나무로 만드는데 평상과 같고 아래는 배와 같다. 사람이 그 위에 타고 이를 끌면서 얼음 위를 가는데 매우 빠르다. 은성풍속에서는 이것을 썰매라 한다'고 덧붙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1895년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출판된 `한국의 놀이'(Korea Games)라는 책인데 여기에는 우리의 말인 `썰매 탄 사냥꾼'을 `셜미 탄 사양군'이라고 소리나는대로 기록하고 있다. 1912년 일본 고젠사단의 유가와 중위는 함경남도 국경지방에서 고대로부터 전해온 스키 2대를 가지고 일본으로 갔다는 기록도 있는데 `이 스키는 조선고대의 썰매(雪馬)라고 부른다'고 적고 있는 것으로 봐 아마도 설마(雪馬)가 썰매로 변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당시의 썰매는 놀이와 이동수단 등의 역할을 함께 했던 것 같다. 예전에 대표적인 산악지대인 강원도에서도 썰매를 많이 이용했는데 그 기술 또한 여러가지나 된다. 썰매는 그 모양이나 지치기 의한 수단에 따라 옥치기, 뻗치기, 벗치기, 외코걸이, 모둠발 치기, 외발 치기, 가랑이 치기 등 7가지로 분류되는데 아직도 겨울철 강원도에서는 강가나 눈 쌓인 언덕에서 썰매를 타는 어린이들이 보이곤 한다. 예전에는 어린이들의 유일한 놀이가 썰매였는데 지금은 스키와 스케이트 같은 좋은 장비들이 즐비하다 보니 썰매도 어느덧 사라지고 있는 듯 싶다. 반면 도심에는 눈썰매장이 곳곳에 들어서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족단위 놀이객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한해가 다 가도록 눈다운 눈이 내리지가 않아 많은 어린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또한 기성세대들이 무분별한 오염원을 발생시켜 이상기온에 의한 것이라니 부모된 입장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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