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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익 한국학술연구원 부원장
새해 들어서도 국내외 정세는 격렬하게 요동을 치며 한 치도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과 돌발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먼저 작금 한반도 주변의 뜨거운 화두는 ‘미국 최우선주의’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돌적인 정책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인체제 강화 그리고 그에 따른 미·중 간 패권 다툼 격화로 집약할 수 있다. 또한 작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제기된 제4차 산업혁명이 또 다른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지난 1, 2, 3차 산업혁명을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국내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및 대선 정국, 수출 감소 및 경제침체, 사드 배치 등으로 불안하고 혼란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미 간 무역불균형 및 국방비 부담, 한·일 외교 마찰,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등 어느 하나 호락호락한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우리의 주된 논제인 인천시로 눈을 돌려보자. 인천시는 인천시(1945), 인천직할시(1981), 인천광역시(1995), 경제자유구역 지정(2003) 등 양적 질적 발전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작년 말 인구 300만 명을 넘어서 서울 부산과 함께 빅 3 도시로 명실상부한 위상을 굳혔다. 도시 면적도 1천46㎢로서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가장 넓다.

 정치적으로는 1995년 민선 1기 자치단체장의 선거로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시대를 열었다. 현재까지 6대 민선으로 4명의 시장이 거쳐 가고 있다. 1, 2대 최기선 시장, 3, 4대 안상수 시장 그리고 5대 송영길 시장, 6대 유정복 시장이 그들이다. 이들 모두 시장으로서 그들만의 공과(功過)를 가지고 있다. 민선 초대 최기선 시장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든든한 신뢰와 정치적인 지지와 정무(경제)부시장을 비롯한 뛰어난 참모진의 구성으로 현재 인천 굴기의 마스터 플랜을 만든 장본인이다. 또한 인품 면에서 거의 모든 공직자들로부터 지금도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기업가 출신인 3, 4대 안상수 시장은 그 뒤를 이어 활발한 투자유치와 도시 개발 사업을 전개했다. 지방행정에 기업 논리 즉 자본주의 특성을 접목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낸 것은 높은 평가가 마땅하다. 다만 루원시티, 은하레일 건설, 부채 증가 등은 옥에 티라 하겠다. 386세대의 대표 주자 그리고 변호사였던 5대 송영길 시장은 남다른 열정과 비상한 머리, 뛰어난 정치 감각, 탁월한 어학능력을 바탕으로 외자유치에 크게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루원시티 개발, 제3연륙교 건설, 수도권매립지 악취, 은하레일 운행, 부채 문제로 임기 내내 시달렸다.

 유정복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힘 있는 시장’ 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마해 예상을 뒤엎고 가까스로 당선됐다. 리더십 평가는 다소 시기상조라고 하겠다. 다만 중앙기관 및 민간기관, 언론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도지사 직무수행 능력평가 및 청렴도 평가에서 매번 최하위권으로 극히 부정적이며 비판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천시 발전과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한둘이 아님에도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골든 타임을 허비해 온 게 사실이다.

 일찌기 15세기 이탈리아의 마키아벨리는 그의 불후의 명저인「군주론」에서 리더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반드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측면에서 인천시의 경우 바람직한 리더십으로는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 현안해결 능력, 과감한 추진력, 균형감 있는 정치력, 혁신 능력, 뛰어난 국제 감각, 소통능력, 적재적소의 능력위주 인사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제 시민들은 관운만 쫓는 이미지 관리형 시장, 자기 치적 과시형 시장, 현실안주형 시장,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시장을 더 이상 원치 않고 있다. 중국의 관자(管子)는 "정치는 민심을 따르면 흥하고, 민심을 거스르면 망한다(政之所興順民心, 政之所廢在逆民心)"라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나라를 다스리는데 사람을 잘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爲政之要 莫先於用人)"라는 사마광(司馬光)의 주장이 다시금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현 정국 상황으로 볼 때 국가 통치권자이건 단체장이건 불문하고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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