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김지훈.jpg
▲ 김지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직장암이란 직장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합니다.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되는데,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해 대장암 혹은 결장직장암이라고 합니다.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이며 상부·중부·하부 직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직장암의 원인은 일반적인 대장암과 같이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높은 열량의 섭취, 동물성 지방 섭취, 섬유소 섭취 부족, 비만 등이 직장암의 발생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직장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으나 암이 자라면 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과 변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며,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를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대변 보는 습관의 변화로 변을 참기가 힘들거나 변을 본 다음에도 다시 보고 싶어지는 후증기도 동반될 수 있고, 암이 진행하게 되면 통증도 생깁니다.

 암이 진행하는 경우 직장 주변의 방광, 여성의 경우 질 주변 신경으로 전이돼 아랫배의 통증이나 질 출혈도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만으로는 치질 등의 다른 질환과 구별이 안 되므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내시경검사를 통한 조직검사로 암세포를 발견해 직장암 확진 판정을 내립니다. 진단에 도움이 되는 검사로는 직장수지검사, 대변검사, 대장조영술, CT 또는 MRI검사, 혈액검사 등이 있습니다.

 직장암은 골반 깊숙이 숨어 있고 수술 시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수술이 정확하게 이뤄지려면 의료진이 직장 주변의 해부학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여성은 자궁·질, 남성은 전립선·방광·정낭 등 많은 장기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배뇨 작용과 성기능 관련된 신경도 모여 있어서 이것들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수술을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직장암 수술의 성공은 직장과 직장을 둘러싼 지방층인 직장간막을 깨끗이 들어내는 데 달렸습니다. 쉽게 말해 핫도그에서 안쪽에 있는 소시지를 직장이라고 하면 겉을 둘러싸고 있는 밀가루 빵이 직장간막입니다. 직장간막의 제일 겉은 순대의 껍질처럼 얇은 막이 감싸고 있습니다.

 직장간막에는 직장에서 시작한 암세포가 퍼져 있을 수 있으므로 직장암 수술 중 직장과 함께 직장간막을 제거할 때 바깥쪽에 있는 막을 터뜨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막을 터뜨리면 암세포가 흘러나와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직장암 수술에서 항문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항문이 없으면 평생 인공항문을 통해 배설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할 뿐 아니라 항문을 잃는다는 충격에 수술을 포기하는 환자도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정밀성이 치료 결과를 좌우합니다. 배에 구멍 몇 개만 뚫고 진행하는 로봇·복강경 수술은 배를 많이 열지 않고도 미세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배에 뚫은 구멍을 통해 수술 부위를 몇 배 이상 확대해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는 카메라를 넣고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점을 통해 항문과 성기능, 배뇨기능을 살리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더 나아가 로봇수술은 특수카메라가 전송하는 10배 확대된 3차원 영상을 보며 로봇 팔을 조정해 수술합니다. 로봇 팔은 손 떨림이 없고 540도 회전이 가능해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골반 때문에 시야가 좁고 항문과 근접한 직장암을 세밀하게 수술할 수 있어 항문에서 8㎝ 미만 거리에 발생한 저위직장암을 로봇으로 수술하면 항문 보존율이 95% 이상에 이릅니다.

# 직장암 발생 위험을 줄여 주는 예방수칙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합니다.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과 마늘·우유·칼슘을 꾸준히 섭취합니다.

 -가지·양파 같은 비전분 채소와 엽산·셀레늄·비타민D를 섭취합니다.

 -곡물·감자·가금류·커피·비타민A·비타민C·비타민E·조개와 그 밖의 해산물을 섭취합니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지훈 교수>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