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라운드 진출이 거의 불가능해진 한국 야구대표팀에 남은 마지막 목표는 ‘2021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진출권 확보’다. 9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타이완과의 서울라운드 마지막 경기 승리가 절실한 이유다.

WBC 본선은 16개국이 치른다. 이 중 상위 12개 팀이 다음 대회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4개 조 최하위 팀은 예선라운드로 강등된다. 2006년과 2009년 16개국을 초청해 대회를 치렀던 WBC는 2013년부터 참가국을 28개국으로 늘렸고, 전 대회 12위까지는 본선 직행권을 줬다. 남은 16개국이 4개 조를 만들어 각 조 1위 팀에게 본선 진출권을 안겼다.

‘야구 강국’을 자부하던 한국은 WBC 예선을 치를 필요가 없었다. 2006년 1회 대회에서 4강에 오르고 2009년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에 WBC 예선은 ‘남의 일’이었다. 2013년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당시 조 3위를 기록해 예선라운드 강등 수모는 피했다.

2013년 WBC 1라운드에서 한국·네덜란드·타이완과 한 조에 묶여 조 최하위(4위)에 그친 호주는 지난해 2월 호주 시드니에서 뉴질랜드·필리핀·남아프리카공화국과 싸워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는 2016년 3월 열린 예선전을 치르고 WBC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17년 한국에 쓰린 패배를 안긴 이스라엘도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열린 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해 서울라운드에 진출했다.

WBC 예선라운드 조 편성과 대회 개최 시기는 다음에 정한다. 만약 한국이 서울라운드 최하위에 그치면 2020년 또 대표팀을 구성해 WBC 예선전을 펼쳐야 한다. 자존심도 상하지만 KBO리그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017년 대표팀이 타이완에도 패해 조 최하위에 그치면 2021년 5회 WBC를 준비하는 후배들은 1년 전부터 예선을 치러야 한다. 2017년 한국 야구대표팀은 후배들에게 물려줄 유산이 없다. 타이완전까지 무기력하게 치르면 후배들이 대신 치를 빚만 남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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