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왔다. 날씨가 화창하다. 그래서 인지 겨울의 움츠림을 걷어내고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거창한 계획 없이 훌쩍 가족, 친지, 연인과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양평이다. 양평군은 옛부터 경기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곳이다.

청정 지역으로 지금도 ‘숲과 물의 도시’로 주목받으며 수려한 경관과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 한다. <편집자 주>

# 두물머리

북한강과 남한강이 어우러지는 두물머리는 절경이 아름다워 국내 대표적 출사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양서면에 위치한 이곳은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 옛 영화가 얽힌 나루터와 황포돛배, 수령이 4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 두물머리 일출과 아침 풍경
옛부터 두물머리는 남한강, 북한강 물길을 따라 먼 곳에서 출발한 뗏목과 나무들이 지쳐 쉬어 가던 곳으로 아직도 나루터 등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각종 드라마·영화·CF 촬영지,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많이 찾기도 한다. 사계절, 오전과 오후, 날씨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풍경은 두물머리의 큰 매력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까지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을 대표하는 100대 관광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 두물머리 일출과 아침 풍경
소중한 사람들과 나란히 손을 잡고 시원하게 펼쳐진 물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복잡한 생각을 잊고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청량리역에서 중앙선 전철을 타고 40분 정도 걸리는 양수역을 이용하면 도보로 여행할 수 있다.

# 물소리길

울창한 산림과 아기자기한 마을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은 제주 올레길과 자매의 길인 물소리길이다. 이곳은 제주 올레 탐사팀 직원들이 양평에서 몇 달간 머무르며 직접 길을 낸 곳으로 양수역~국수역 13.8㎞(1코스), 국수역~양평시장 16.4㎞(2코스) 등 2개 구간 30.2㎞ 길이의 트레킹 코스다.

▲ 물소리길 트레킹
수려한 자연경관과 고향길을 만나 볼 수 있도록 양평의 옛길과 고갯길, 숲과 강변, 논둑, 농로, 마을 안길, 옛 철도 터널, 자전거길 등이 어우러졌다. 일부 농로와 산길을 빼곤 대부분 포장길이라는 점이 아쉽지만 길을 만들기 위해 인공적인 작업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사람 사는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물소리길은 수도권에서 가장 접근하기 쉽고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도보여행길로 농촌문화를 체험하고 일상의 피로를 푸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1코스에는 정찬손묘, 부용리 논두렁길, 한음 이덕형 신도비, 몽양 여운형 기념관 등이 있고, 2코스에는 옥천수공원, 들꽃수목원, 양평군립미술관, 양평시장 등이 있어 각각 전통과 현대의 광경을 감상하며 거닐 수 있다.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양평에는 수려한 자연경관뿐 아니라 문학 속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추억할 수 있는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도 자리잡고 있다. 소나기마을은 어린 시골 소년과 도시에서 온 소녀의 순수한 마음과 추억을 아름답게 그려낸 황순원 문학의 백미를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이곳에는 소설 「소나기」의 주요 장면을 테마로 한 공원과 황순원 선생의 작품생활을 집대성해 놓은 문학관, 황순원 묘역 등이 들어서 있다. 문학관에서는 선생의 육필 원고와 시계·만년필·도장 등 총 90여 점의 유품들과 복원된 서재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문학관 내 ‘작품 속으로’ 방에서는 나무 책상과 의자를 들인 옛날 교실 분위기 속에서 ‘소나기’ 애니메이션 등을 감상할 수 있다.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문학관을 나서면 소나기 광장을 중심으로 말발굽 모양의 야산 능선을 따라 소설 속 장면들을 테마로 구성한 700m 길이 산책로가 있어 실내 문학관을 감상한 뒤 가벼운 마음으로 소나기마을을 굽어볼 수 있다. 특히 작품 속에서 소년과 소녀가 소나기를 피하던 수숫단 우장을 설치해 둔 수숫단 오솔길, 야생화로 꾸며 놓은 들꽃마을, 송아지 들판 등이 있어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거닐기에 좋다.

소나기마을은 수도권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양수리와 북한강 카페촌에서 멀지 않은 서종면 소나기마을길에 위치해 있다.

양평=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