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은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것에 대해 헌재의 결정에 승복, 환영, 존중을 표하겠다며 한목소리로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통합’을 강조하며 분열된 국론을 다시 모으자고 호소했다.

탄핵에 주력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역사적 판결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적극적 평가를 한 반면, 탄핵에 반대해 왔던 자유한국당은 헌재 결정을 존중·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침통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탄핵과 함께 이날부터 집권당의 지위를 상실한 한국당은 "헌재의 고뇌와 숙의를 존중하고 인용 결정을 중하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당직자들이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헌재의 박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은 대통령 탄핵 인용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정을 수습하고 국론을 통합하는 모든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제1당인 민주당은 "공정하고 정당한 결정"이라고 환영 의사를 밝히며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헌재 결정이 합당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를 수용하며, 헌재에 국민 뜻이 반영돼 만장일치로 결정된 데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사회 대개혁과 적폐 청산, 국민 통합에 매진해 나아가야 한다"며 "이제는 탄핵 열차가 아닌 정권 교체와 국민 통합이라는 열차에 함께 올라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상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도 기자회견을 통해 "헌재의 결정에 모두가 절대 승복해야 한다"며 "무책임한 사회 혼란과 편 가르기를 중단하고 무너진 헌법 가치의 회복과 국정 정상화에 한마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당은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 모두 헌재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법과 질서는 대한민국의 자랑"이라며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이후 정치와 국민의 삶이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번 국정농단 사건처럼 정치가 문제의 원인이 되는 시대를 끝내고 정치가 문제의 해법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헌재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대한 국민이 승리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시민혁명을 만들어 주셨다"고 평가했다.

바른정당은 "헌재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정당에서 정병국 대표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병국 대표는 헌재 결정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의 정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의 힘으로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부패한 패권주의와 절연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당은 "목 놓아 기다리던 민주의 봄이 왔다"고 환영했다.

한창민 대변인은 "분노를 꾹꾹 누른 평화의 촛불이 적폐의 얼음장을 녹였다"며 "고통의 겨울과 분노의 시간을 이겨낸 국민께 감사드린다. 국민과 함께 변화와 희망의 꽃을 가꾸겠다"고 다짐했다.

대선주자들도 한목소리로 ‘통합’을 강조하며 국론 결집을 당부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숭고하고 준엄한 가치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박광온 수석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언급한 뒤, "이제 나라를 걱정했던 모든 마음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며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평화로운 광장의 힘이 통합의 힘으로 승화될 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입장발표문에서 "이제 반목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대한민국 모두가 화합하고 통합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며 "민주주의 헌법정신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의 모순과 갈등을 뛰어넘고 모두 하나가 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그동안 촛불을 들었던 분, 태극기를 들고 나왔던 분, 진보와 보수, 남녀노소, 영호남, 재벌과 노동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위대한 국민의 날"이라고 평가하며 "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입장발표문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탄핵은 부패와 반칙, 특권 없는 ‘공정국가 건설의 시작’"이라며 "철저히 청산해야 진정한 통합이 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야 화합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위대한 국민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해 새롭게 전진해야 한다"며 "절망의 미로에서 나와 희망의 대로에서 함께 하자. 저도 국민대통합의 책임을 다하겠다. 정치권은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 의총에서 헌법재판소의 박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결정이 내려진 뒤 발언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조국의 장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한마음이라고 믿는다"며 "생각이 달라도 더 큰 애국심으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화해하자"고 호소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남들이 뭐라고 해도 대통령을 생각하면 저는 인간적으로 깊은 회한과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프다"며 "진심으로 승복을 말씀해 주고 화해와 통합을 말씀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낡은 과거는 깨끗하게 밀어내고 미래를, 희망을 함께 이야기하자"며 "분열과 대립은 오늘로 끝내야만 한다. 모든 정파는 정쟁을 중단하고 협치와 연정으로 화합과 안정에 매진하자"고 호소했다.

한국당 대선주자인 안상수 의원은 입장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헌정사에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헌재 판결이 난 이상 정치인들과 국민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각자의 소임을 다하자. 더 이상 광장에서 국력을 허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뜻이 법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촛불 시민혁명의 승리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이제 시민혁명 정신으로 새로운 나라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며 "분열된 나라를 개혁의 정신으로 통합하고, 무너져 가는 경제를 살려서 일자리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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