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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는 10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떠나지 않고 당분간 관저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9일 춘추관에서 열린 대국민담화를 마치고 장막 뒤로 퇴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됐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현재 진행형인 분열의 종식과 통합은 과제로 남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행위가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파면으로서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대통령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을 선고했다.

파면 주문과 동시에 대통령직이 박탈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92일 만에, 임기를 351일 남겨 둔 상황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대통령 파면으로 탄핵심판이 선고되면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국민 통합이 꼽히고 있다. 특히 탄핵소추 후 특별검사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양분된 국론 분열은 향후 대선 과정과 새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양분된 민심을 통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제 나라를 걱정했던 모든 마음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며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평화로운 광장의 힘이 통합의 힘으로 승화될 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이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해 새롭게 전진해야 한다"며 "국민 대통합의 책임을 다하고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같은 국민들끼리 서로를 향했던 적대감을 녹일 수 있도록 경제위기와 안보위기를 극복해 내고 정의로운 세상,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길에 우리 모두 함께 하자"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한국당 당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헌정사에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탄핵심판과 함께 정치권은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투표일이 5월 9일로 유력해지면서 각 당은 늦어도 다음 달 초순께 대선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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