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조업을 비롯해 올해 경제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회원사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기른다면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인천시비전기업협회 제3대 회장에 취임한 오현규 ㈜코릴 대표는 취임사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고 한다. 현재 제조업의 애로사항을 알리고자 하면서도 섣불리 말하기엔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인천비전기업협회는 2011년 독자적인 기술·제품을 보유한 지역 비전기업 505곳을 선정한 후 2012년 8월 창립됐다. 현재 1천123개 제조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오 회장은 "제조업의 경우 경제·사회적 어려움뿐 아니라 오히려 사람이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회사조차도 지난해 공장장 모집공고를 신문과 취업 홈페이지 등에 올렸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제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회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올해 오 회장의 목표다.

이를 위해 강조하는 것은 ‘멘토-멘티 문화’다. 회원사 간 소통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상생의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오 회장은 취임사에서 한 금형업체를 소개한 바 있다.

협회 회원사이기도 한 창신금속은 개성공단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급하게 남동인더스파크에 자리를 잡았다. 창신금속 박창수 대표는 저렴한 기계와 재료 등을 구하고자 중국을 방문했고, 이곳에서 효율적인 프레스 금형 기술을 접했다.

현재 박 대표는 압축되는 부분만 초경금속으로 대체하고 반자동 기계를 요소마다 투입하는 등 효율적인 방식으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오 회장은 "창신금속은 이를 다른 업체가 견학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는데, 한 분은 업체를 접으려고 하다가 이 획기적인 기술을 보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멘티-멘토 문화이며 소개하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이 보는 국내 제조업은 인프라 구축이 잘 된 편에 속한다. 여기에 획기적인 기술만 접목된다면 품질은 높이고 제조원가는 낮추는 등 서로 발전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회원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오 회장은 "관련 기관의 지원에 기대지 않고 협회 차원에서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비전기업을 방문해 직접 배우고 경험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며 "회원사들이 국내시장에만 집중하지 말고 스스로 해외 판로 개척 사례를 찾아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다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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