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 북면 주민들이 3·15 독립만세운동 행사에 참여해 역사의 현장을 재현하고 있다.
▲ 가평군 북면 주민들이 3·15 독립만세운동 행사에 참여해 역사의 현장을 재현하고 있다.
98년 전 가평인들이 펼쳤던 ‘3·15 독립만세운동’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과 민족의 응집 에너지가 되살아났다. 가평군 북면 멱골에서 시작된 대한독립만세운동이 도화선이 돼 3천200여 군민이 군청 앞에 운집해 독립만세를 부르던 그 역사의 순간이 재현된 것이다.

15일 오전 8시 태극기를 든 150여 명의 학생, 군인, 주민이 1919년 3월 15일 역사의 그날처럼 북면 목동2리(멱골 싸리재) 회관에 모였다. 유관순복을 입은 여학생과 민복을 입은 남학생, 일본 순사와 한복을 입은 주민까지 의상도 그대로 재현해 역사 속 그날이 더욱 짙게 묻어냈다.

이날 행사는 새 아침을 여는 독립만세 선포로 시작됐다. 이어 정상국 목동2리 이장의 ‘만세삼창’ 선창에 운집된 이들 모두가 "만세! 만세!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멍울진 역사를 깨는 함성을 되새겼다.


목동터미널 앞에서는 억눌렸던 설움과 울분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군청에서 만세운동을 하기 위해 발길을 옮기는 북면 주민들과 이를 제지하는 일본 헌병의 실랑이를 재현한 것이다.

북면 주민들은 태극기를 빼앗고 막아서는 헌병대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소리로 만세삼창을 외치며 이들을 뚫고 가평읍내로 향했다.

그렇게 운집된 주민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휘날리며 북면에서 가평읍 방향으로 30분간 시가 행진을 시작했다. 이후 한림의원 앞에서 시작된 두 번째 시가행진을 가평군청까지 이어갔다.

같은 시간 또 다른 주민들의 행렬이 가평읍사무소에서 출발해 군청으로 그 발걸음을 옮겼다. 가평중학교에서 시작한 학생들의 행렬도 군청으로 모아졌다.

이들 시위행진의 집결지인 군청 앞에서는 350여 명이 모여 독립선언문 낭독을 비롯해 당시 이규봉 선생을 재현하는 김성기 군수의 만세삼창 선언, 가평 3·15 독립만세운동 퍼포먼스 등이 펼쳐져 가슴 뿌듯한 역사의 현장을 재현했다.

‘가평 3·15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는 올해 처음 시도된 것으로, 가평문화원이 주최·주관하고 가평군이 후원했다.

가평=엄건섭 기자 gsu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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