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명물인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이 화재로 인해 폐허로 변했다. 이번 소래포구 화재는 18일 새벽에 발생해 2시간 30분여 만에 진화됐지만 좌판 332개 가운데 220곳과 상점 20곳이 불에 타 어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상인들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것이다. 다행히 인적이 없는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무허가로 수십 년간 장사를 해 화재보험도 가입되지 않은 상태여서 피해 수습 대책 마련에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화재는 지난 2010년과 2013년에 이어 3번째 대형화재로 꽃게 성어기를 앞두고 있어 좌판상점을 모두 잃은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불에 탄 이곳 좌판들은 시장 구조상 스프링클러 설치 안 되는 데다, 소화기를 제외하면 방재 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불에 타기 쉬운 비닐 소재 천막에 좁은 통로, 여기에 빽빽이 들어선 좌판과 점포들은 한 번 불길이 번지면 쉽사리 잡기가 어렵다. 더욱이 불이 나면 호스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소화전 8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전통시장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데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특성상 냉장고와 수조 등을 사용하기 위한 전기 시설이 밀집해 있어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아직 화재 원인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도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포 679곳이 불에 탔고 올해 1월에는 여수 수산시장 화재로 116개 점포가 잿더미로 변한 화재도 원인은 같았다. 따라서 지금의 낡은 시장 구조를 그대로 두고 방재 시설만 강화해서는 반복되는 재래 시장 화재를 막기 어렵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시장 현대화를 서둘러야 한다.

 해당 지자체는 어민들이 꽃게를 수확하는 성어기를 앞두고 있어 상인들의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복구를 서둘러 주기 바란다. 잿더미가 된 시장 집기 등을 신속하게 철거할 수 있도록 조처하고, 영세상인들의 생활터전을 재건해 주는 일에 나서야 한다. 차제에 소래포구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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