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선의료 의혹 ... 김영재 김상만, 결국 혐의 인정

청와대를 마음대로 왕래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진료한 김영재 원장과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측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들이 혐의를 시인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의 칼끝도 더욱 날카로워지게 됐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김영재 원장의 의료법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영재 원장 법률대리인은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며 "혐의를 자백하니 (양형 결정에)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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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재 원장과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측이 20일 법원에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사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주요 인물.
재판부는 김영재 원장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와 김상만 전 자문의 사건은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재 원장은 대통령 공식 의료진이 아님에도 최순실과의 친분을 이용해 청와대에 드나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진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와 공모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1800만 원 상당의 무료 성형 시술 및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영재 원장 변호인은 "뇌물죄 성립에 이견이 없고 모두 자백한다"면서 "김 원장과 함께 박채윤 씨도 자백하고 증거를 모두 인정할 것이다. 특검이 낸 수사 기록이 너무 많으니 관련된 것만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자백하는 상황인 만큼 정상을 참작해 달라. 선처를 바란다"며 "비선진료 재판부에서 청와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많이 드나들었고 대통령에 대한 진료 체계가 얼마나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만 전 자문의는 대통령을 진료했음에도 최순실 등을 진료한 것처럼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김상만 전 자문의 변호인도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한다"고 백기 투항했다.

반면 정기양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과 이임순 순천향대 교수 측은 기록 검토가 덜 돼 혐의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자문의 출신인 정기양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필러 시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정조사 특위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피부 시술은 한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이임순 교수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김영재 원장을 소개하지 않았다고 국회 청문회에서 말했지만 특검 수사 결과 위증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이들 사건에 대해 오는 27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구체적인 증거의견을 듣고 재판 진행 절차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김영재 원장과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가 혐의를 인정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법 성형 시술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이와 연관돼 '세월호 7시간' 의혹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어떠한 혐의를 적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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