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는 의지가 있어도 스스로 창업하기에는 어려운 여건에 놓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들이 적어도 정상적인 삶에 진입해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과 희망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2012년 문을 연 인천 최초 사회적 은행 ㈔함께하는 인천사람들(이하 함인사)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인천’을 만드는 곳이다.

함인사 기획부터 설립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던 김하운 함인사 대표이사는 "인천에서 생긴 소외자들을 같은 인천 사람으로서 돕고 살아갈 고유의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후원자들이 소외계층의 자활 및 정착을 도우며 인천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이끌어 내는 것도 우리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설립이 처음 논의됐을 당시 지역에는 실업, 이직, 여성 소외 증가로 인해 창업 지원 기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후원자의 관심은 늘었지만 마땅한 수임기관도 없었다.

김 대표는 "보통 은행은 예금을 모아 사업자에게 대출을 해 주는 등 고객의 자금을 중개하지만 우리는 후원자의 관심을 소외자들에게 전달하고 ‘창업 성공’이라는 보람으로 돌려준다"며 "은행에 이자를 돌려주지 못하면 손실이 나듯, 우리도 후원자들이 꼭 보람을 느끼도록 창업 과정 전반에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함인사는 철저한 교육과 분석, 관리로 창업 실패와 좌절을 최소화한다. 까다로운 절차와 교육으로 지난해 총 상담자 735명 중 결국 창업 지원을 받아낸 경우는 73곳뿐이다.

지난 2월 기준 함인사가 도운 서민 창업은 198건이다. 이 중 대위변제 두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약정에 따라 창업을 꿈꾸는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함인사는 개인의 의지와 능력 등을 판단하는 심사분석, 상권분석, 입지분석, 권리분석 등을 진행해 창업 가능성을 꼼꼼히 검토한다. 여기에 관련 분야 5년 이상 경력이 없는 경우 사업계획 수립과 수익 관리 등 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까지 실시한다. 결국 첫 상담부터 최종 지원까지는 두 달여의 시간이 걸린다.

올해 함인사는 창업자금 지원과 창업교육, 사후관리는 물론 긴급생활자금 지원, 취약계층 훈련 및 컨설팅, 금융소외 서민가계 지원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함인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타 지역 사람들을 위해 해당 지역 수행기관과 약정·협약을 맺어 연계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함인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올해 100곳 정도의 창업을 돕고자 하는데 인천의 경우 시민들을 통한 소액 모금이 잘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시민들에게 우리 사업에 대해 알리고 마중물 기금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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