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농촌에서는 영농철을 앞두고 논밭두렁에 불을 놓아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벌레를 잡으려다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발화된 산불로 인해 소중히 가꾼 산림을 태우고 심할 경우 농민들이 귀중한 생명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봄철 논밭두렁 태우기다. 잘못 알려진 상식과 풍습 때문이다. 예전부터 상식 부족으로 논밭두렁을 태우면 농작물에 해로운 나쁜 벌레를 조기에 퇴치할 수 있다고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농민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해충을 박멸하기보다는 농사에 이로운 천적 벌레까지도 죽인다는 것이 농진청과 안전당국의 설명이다. 이로울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당국의 설명을 무시하고 여전히 논밭두렁 태우기는 사라지지 않고 농촌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부득이한 이유로 불을 놓을 경우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은 후 태울 수는 있다. 그렇게 해야 만약의 임야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임야 화재의 폐해는 심각하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2∼16년 5년간 발생한 산불, 들불 등 임야 화재는 총 1만4천24건으로 59명이 사망하고 280명이 부상을 당했다. 월별로는 3월에 가장 많은 3천871건이 발생했으며, 4월 2천85건, 2월 2천28건 순으로 발생했다. 발생 원인은 쓰레기 소각이 31%로 가장 높았고, 담배꽁초 25%, 논밭두렁 태우기 20%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특별히 3월에는 유독, 논밭두렁 태우기가 40%에 달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금만 안전당국의 주의에 유념하고, 행동하면 얼마든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임야화재다. 지금이야말로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 농업 관계 당국의 농민들에 대한 농작물 병충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의 시정 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추위가 물러가고 해토비도 내리곤 한다. 이제 본격 영농철이다. 봄철 날씨는 건조하다. 어느 계절보다 산불 등 화재의 위험성이 높은 시기다. 올해에도 안전처는 각별히 당부하고 있다. 논밭두렁 태우기는 산불 등 화재의 위험성만 키울 뿐 영농에는 도움이 못된다고. 이제 논밭두렁 태우기는 그만 그칠 것을 재삼재사 농민들에게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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