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이 21일 수원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시민들이 21일 수원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등의 수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하는 초유의 사건에 경기도내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한 21일 오전 9시 25분께 수원역사에서는 뉴스 속보가 시작되자 길을 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속속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서울 삼성동 사저를 떠나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TV에 나오자 시민들은 "이번에는 제대로 사과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기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두 문장짜리 입장만 밝히고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자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아직도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학생 박준영(23)씨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정황이 특검을 통해 상당 부분 확인됐는데도 반성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들에게 최소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아직 어떠한 혐의도 입증된 것이 없는데 탄핵된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식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다.

자신을 박사모 회원이라고 밝힌 조모(70)씨는 "박 전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부분은 보지 않고 무조건 범죄자 취급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박 전 대통령의 결백함이 어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보수성향 단체들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와 관련해 신중한 반응을 보인 반면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자유총연맹 경기지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와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박근혜퇴진 경기운동본부 이송범 상임운영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모습을 봤을 때 과연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그 죗값을 받겠다는 마음인 건지 의문스럽다"며 "청와대에서 파쇄기를 구입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 만큼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엇갈린 민심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