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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사)한국인간관계연구소 대표
사회안전망은 세계은행(IBRD)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브레튼우즈 협정 기관들에 의해 사용된 용어로, 기존 사회보장제도하에서는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직접적 계기는 1997년 경제위기 당시 IMF 및 세계은행으로부터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사회안전망 확충을 요구받으면서부터이다. 우리는 1, 2, 3차로 사회 안정망을 구축하고 있다. 1차 안전망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5대 사회보험으로 이뤄져 있고, 2차 안전망은 1차 안전망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부조인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보완적 장치인 공공근로사업이 있으며, 3차 안전망으로는 재난을 당한 사람에게 최소한 생계와 건강을 지원해 주는 각종 긴급구호제도가 있다. 최근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실업자는 급증하고, 노령인구는 증가하며, 청년실업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홀몸노인들의 쓸쓸한 주검의 기사가 가끔 언론기사를 장식하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가족의 집단자살 등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 사회의 건전한 발전은 더불어 잘사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는 것 같다. 잘사는 이들의 인구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이들이 가진 재산의 집중도는 날로 증가하는 데이터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를 분석하면 우리 정책 입안자들 내지 정책 결정권을 가진 이들의 우리 사회나 우리 국민들에 대한 애정이 결핍됐다는 증거이다. 혹자는 우리의 방위예산을 예로 들면서 복지예산 비중의 증가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는 국가방위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이들의 궤변이다. 국가방위는 내국인들이 그 사회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될 때 진정한 의미의 방위가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방위의 진정한 의미는 내부인들의 생활 및 심리적 안정감이 우선돼야 하는 것이다. 내 생활이 너무 비참한데 진정으로 국가방위나 사회 안정의 의무를 다하겠는가 말이다.

 따라서 우리의 권력층은 좀 더 국민의 안정망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재벌이나 가진 자 위주의 정책은 눈앞에서는 효율성이 나타날 수 있겠으나 건전한 사회 안정 효율화는 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교육 문제에서도 안정망은 구축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대학을 진학하면서 그 사람의 위치가 어느 정도 구축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소위 유명 대학이나 인기학과에 진학하면 우리 사회의 상류층 진입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들의 대학 입시에 온 가정의 정성을 몰아넣고 있지 않은가? 이른바 SKY대학에 가면 직장 진입이 쉬워지고 의과계열에 진학하면 직업이 다른 이들보다 쉽게 준비되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자신의 위치를 잘 모르고 조금 반항적 성격을 지녔다고 중·고등학교에서 학업을 멈추는 아이들의 증가현상에 눈을 돌려보기 바란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매년 수만 명의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들 가운데 빙산의 일각인 10% 미만만이 교육청이나 청소년상담실을 찾고 있으나 실은 너무 많은 아이들이 방치되고 나중에 사회의 약자 내지 범죄 위험성에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바로 알아주기 바란다. 따라서 이들에게 그들의 욕구가 반영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정규 학생들에게 버금가는 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 교육적 안정망 구축은 시급한 것이다. 소위 머리 좋은 정책 입안자들이 많으나 가슴 따스한 정책 입안자들이 너무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다시 말해서 사회 안전망은 바로 우리 사회의 생명연결선이다. 사회 안전망(social safety net)이라는 용어는 모든 국민을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안전망의 목적은 모든 사회적 위험에 대한 ‘포괄성’과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성’을 실현하고 ‘국민복지기본선(National Welfare Minimum)’을 보장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 사회 안전 구축이 우리 사회의 근본 철학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교육적 안전망도 구축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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