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
박효숙/북드라망/1만1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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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민담과 설화 등 옛이야기를 엮어낸 책이다. 경기도 중심부인 수원에 대한 이야기, 타향 사람들과 외국인 등 이방인에 얽힌 일화, 양반 이야기, 기이한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풍수 이야기 등 총 7부로 나눠져 있다.

저자는 ‘경기도의 옛이야기’에서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경기도가 도읍지 주변에 있는 도시들로 여러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토박이들이 모여 사는 촌락공동체의 특징이나 관습보다는, 양반과 벼슬에 관련된 그리고 다소 삭막한 도시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많다는 점이 주된 특징이라는 것이다. 특히 양반을 골탕 먹이는 하인이나 벼슬을 빙자해서 사기를 치거나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 벼슬을 구하고자 하는 몰락한 양반들과 양반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 등이 이 지역 이야기 속에 깊게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들은 주로 경기도 남부권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보니 조선 정조에 대한 일화가 특히 많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다.

수원에 있는 융·건릉과 수원화성을 건설할 당시 정조 임금은 많게는 한 달에 29번을 다녀갈 정도로 행차가 잦았기에 그것으로 말미암아 수원 사람들이 겪었던 이런저런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효행길에 얽힌 정조대왕의 효심 일화와 수원 사람들이 받은 혜택부터 고충까지 특별한 사연들이 재미있는 편이다.

‘나 수원에서 왔소’편에 실린 글을 그대로 소개해 본다.

『정조임금이 아버지 능을 수원에 쓰고서 수원 사람들을 잘 봐주었다고 했지? 원래 서울의 나루에서 강을 건널 때면 한 번에 열 명 정도는 되어야 배를 띄웠지. 두세 사람이 와도 배를 띄우려면 열 명이 차도록 기다려야 했어. 보통은 두어 시간을 기다렸지. 한 번은 배를 기다리는 사람이 서너 명밖에 되지 않았는데 한 선비가 와서 "배 좀 띄웁시다" 하는 거야.

그래서 뱃사공이 "좀 기다리쇼"라고 하자 "나 수원서 왔소" 하거든.

뱃사공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건너 주었어. 수원 사람을 괄시했다간 큰일이 나거든. 이걸 알고서 김포 사는 사람도, 마포 사는 사람도 "나 수원 사람이오"라고 했지. 그러다 보니 욕은 수원 사람이 다 먹게 됐다는 거야.』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
유철주/상상출판/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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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출가해 2002년 서울 도봉산 광륜사를 개원하고 스승인 금타 화상의 유고를 「금강심론」이란 책으로 정리하며 2003년 열반에 든 청화(淸華) 큰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스무 명의 제자들이 집필한 책이다. 우리 시대 마지막 선지식(善知識)으로 존경받고 있는 청화 큰스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부천 대륜사 주지 대주 스님, 큰스님의 자비로움이 더 절실한 요즘입니다’, ‘곡성 극락암 주지 성본 스님, 살아 있는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등 20편의 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제자들은 청화 큰스님을 평생 수행에 매진한 큰스님으로 소개한다. 평생 동안 방에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 한 끼만을 먹는 일종식(一種食)을 일생 동안 실천하고, 수십 년간 이어진 깊은 산중에서의 토굴 정진으로 일관했던 청화 큰스님의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우리 신부님은 사진가
장긍선/눈빛/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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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리놀 외방 선교회 소속 50여 명의 서양인 신부들이 1922∼1944년 북한에서 선교하며 촬영한 사진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당시 외국인 신부들이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했던 평양교구의 옛 모습과 풍속들이 자세히 나온다. 동생을 업고 가는 소녀, 농부 등의 사진들을 통해 한국전쟁으로 지금 당장은 가 볼 수 없는 북녘의 일상 풍경을 만나 볼 수 있다.

사진들은 당시 상당한 고가의 카메라로 촬영돼 보존 상태가 좋은데다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는 평이다. 평양을 중심으로 중강진·의주·신의주·진남포 등 평안남북도에서 촬영된 사진들을 천주교 서울대교구 최승룡 신부가 수집하고 평양교구 장긍선 신부가 올해 엮어낸 이유는 다름 아닌 올해가 천주교 평양교구 설정 9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발자취를 찾아서
정병식/대한기독교서회/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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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에 위치한 서울신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병식 교수가 쓴 책이다. 독일 본대학에서 루터와 종교개혁을 전공한 저명한 학자답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개신교의 정체성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개신교의 출발이자 신호탄이었던 종교개혁은 세속 권력에 물들고 경건성을 잃어 갈 때 복음의 순전성을 외치며 말씀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움직임이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루터의 63세 일생을 그가 살거나 머물렀던 21개 도시를 따라 서술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이슬레벤을 시작으로 루터의 학창시절과 수도원 생활을 볼 수 있는 마그데부르크 등에 이어 개혁자 루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비텐베르크·하이델베르크로의 여정이 계속 이어진다. 사진·지도 등도 많이 소개돼 마치 여행서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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