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된 22일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 유가족대기실에서 유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인양 현장 브리핑을 지켜보고 있다.  전승표 기자
▲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된 22일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 유가족대기실에서 유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인양 현장 브리핑을 지켜보고 있다. 전승표 기자

해양수산부가 세월호가 침몰한 지 1천72일 만인 22일 오전 10시부터 세월호 시험인양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이날 시범인양 이후 본인양 가능 여부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에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앞마당에 마련된 유가족대기실에는 오전부터 10여 명의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10여 명이 함께 TV를 지켜보며 세월호 인양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앞서 오전 2시 전세버스편으로 합동분향소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직접 내려간 피해자가족 47명에게서 온 연락을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 달라. 역사와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디 함께 해 달라. 미수습자 9명을 최우선으로 찾는 데 함께 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하는 장면을 바라보며 곳곳에서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해수부의 본인양 결정이 지연되자 일부 피해자가족은 유가족대기실 밖에 나와 연신 담배를 태우는 등 초조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단원고 희생학생 김민지 양의 아버지 김내근(48)씨는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 수습은 물론 사고 원인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한 당면과제"라며 "오늘 인양이 실패하면 유가족들은 또다시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 속에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그나마 1m라도 선체를 들어 올려 다행"이라며 "오늘 본인양이 진행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편,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22명의 시민(오후 2시 기준·누적 방문인원 65만4천803명)이 방문해 희생자들을 기리는 등 추모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안산초 교사 고은정(38·여)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훈을 되새기고, 향후 함께 펼칠 추모행사를 기획하기 위한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을 앞두고 답사 차 방문했다"며 "어른들의 잘못으로 희생된 학생들을 기억하며 부디 세월호 인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기도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분향소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54·여)씨도 "지인의 자녀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돼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 마음이 아파 자주 분향소를 찾고 있다"며 "오늘부터 선체 인양 작업이 시도되고 있는데 부디 무사히 인양돼 아직 수습되지 않은 아이들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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