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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재처리시설
인천 해사업체들이 지역 협력업체를 물 먹이고 있다. 재이용수 공급업체를 상대로 t당 단가를 후려치고, 일부 해사업체는 공급업체를 무너트리기 위해 단가가 2배 정도인 상수도 물만 고집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월평균 2만5천㎥에 달하는 수돗물을 모래 씻는 물로 사용했다.

23일 인천골재협회에 따르면 중구 지역 9개 해사업체는 재이용수 공급 A업체에 t당 단가를 710원에서 450원으로 37%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 회의 결과 신규 업체가 공급단가 인하를 제안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인하를 거부할 시 신규 업체로 변경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을 인천골재협회는 공문으로 정식 발송했다.

현재 A업체는 인천에서 유일한 재처리시설을 보유한 곳이다. 현재 상수도 물값은 t당 1천295원이다. 해사업체 1곳은 지난해 8월부터 약 20만㎥를 상수도로만 이용하고 있고, 나머지 해사업체들은 50% 정도 상수도를 쓰는 실정이다. 특정 업체가 열 달 정도 재이용수를 쓰지 않자 업계에서는 재처리시설을 인수해 모래 판매 수익을 더 올리려고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나머지 해사업체들은 재이용수가 염분이 있어 모래 씻는 데 효율성이 떨어져 상수도를 섞어 쓰는 것이라고 했다.

A업체는 2009년 7월 중구 지역 9개 사와 재이용수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남항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하수를 재처리할 수 있는 시설(하루 1만5천t 용량)을 30억 원 들여 지었다. 해사업체들이 일평균 5천t씩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A업체는 설비투자 대비 판매계획의 3분의 1밖에 물을 공급하지 못했다.

해사업체들이 A업체에 요구한 t당 단가는 국·시비 165억 원을 투입한 송도하수처리장 재이용수 단가(t당 464원)와 비슷하다. A업체는 이 단가에 재이용수를 공급하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회사 문을 닫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A업체는 상수도 가격 대비 55% 수준에서 재이용수를 공급해 9개 사의 생산원가를 낮추는 데 기여해 왔다. 인천환경공단과 함께 재이용수의 수질을 안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상태로 재이용수 사용은 해사업체의 생산원가를 낮추면서 상생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인천골재협회 관계자는 "신규 업체가 제안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회의에서 A업체와 협의해 계속 거래하는 쪽으로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라며 "앞으로 공동폐수처리장을 짓는 데도 A업체를 참여시키는 등 상생을 위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사 채취가 바다를 황폐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랫동안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어족자원 감소나 바다환경 변화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모래 씻은 물이 폐수로 분류돼 있을 뿐이지 사실상 거의 오염되지 않은 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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