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전구속영장 청구 앞두고 '폭동' 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25일 태극기 집회를 열고 또다시 탄핵 무효를 부르짖었다.

이날 오후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3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국민저항본부 측은 이날 태극기 집회 참가 인원수를 54만 명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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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태극기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이날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3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열렬히 흔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킬 경우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 의원과 서석구 변호사,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 정미홍 전 아나운서 등이 참가했다.

김진태 의원은 부인 원현숙 씨와 함께 단상에 올라 "제가 이렇게 꿋꿋하게 서있고 대통령 선거까지 나설 수 있었던 건 애국 국민 덕분이다. 여러분과 함께 한 지 벌써 네 달이 지났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집으로 돌아가셨지만 조만간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아야하지 않겠냐"고 선거운동을 겸했다.

김진태 의원은 또 조원진 의원을 "의리의 사나이"라고 칭찬하며 "치열한 내부 경선을 치르고 있다. 다음 주에 다시 이 자리에 설 때 여러분께 위로의 말을 듣지 않도록 살아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조원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다면 전면 투쟁을 선포하겠다면서 "대통령이 선동과 음모로 탄핵됐다. 탄핵 자체도 억울한데 검찰에서 구속을 한다, 안한다 말이 나오는 게 말이 되나. 만약 대통령을 구속하면 우리 우파들은 전면적인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거짓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거짓은 절대로 진실을 이길 수 없다. 대통령 마녀사냥은 그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의원은 또 정광용 대변인과 손상대 대표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출석을 요구받은 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정광용 대변인 등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 정과용 대변인과 사회를 맡은 손상대 대표 등 단상에 오른 일부 발언자들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 당일인 10일 오전 11시53분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에서 시위대를 선동해 폭력 사태를 유발한 혐의를 받았다.

조원진 의원은 "정광용 대변인과 손상대 대표가 여러분에게 폭력시위를 하라고 부추겼는가"라며 "오히려 촛불집단들은 모이기만 하면 각목·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전경들을 때리질 않았는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나서 애국세력을 향한 탄압을 막아줘야 한다. 경찰청장은 정의와 진실을 오도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손상대 대표는 "나에게 죄가 있다면 종북좌파들에게 갈기갈기 찢어진 민주주의를 되찾으려한 죄밖에 없다"며 "내 잘못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확실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광용 대변인은 "(지난 10일 탄핵반대집회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사인과 진상 규명이 먼저"라며 "사인도 제대로 규명도 되지 않았는데 탄기국 지도부만 잡아간다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해서 제가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다면 당당하게 처벌을 받겠다. 그러나 그 책임이 경찰에게 있다면 경찰 역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광용 대변인은 국민저항본부가 주도해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원회 활동 경과도 보고했다. 그는 "정의와 진실을 원하는 태극기 물결이 정당을 만들고 있다"며 "지금 전국에서 6개 시도당이 완료됐고 다다음주 중으로 중앙당 창당을 끝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인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기수 변호사는 "지난 10일 경찰은 압사사고 현장을 목격하고도 경찰 저지선을 해체하지 않고 10분 이상 방치했다. 결국 두 분이 돌아가시고 한 분이 백병원에 있다"며 "이것은 (경찰의) 살인적인 진압이다. 경찰은 태극기 집회를 폭력 집회로 둔갑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는 을지로2가와 명동역, 남대문 등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으로 이어졌다. 태극기 집회 2부에서는 시민들도 단상에 올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규탄했다.

이군로 2030청년포럼 대표는 "광화문에서 촛불을 드는 청년들은 대한민국 좌파들을 공조하는 세력들이다. 지금 탄핵사건은 과거 광우병 사태와 똑같다"며 "대통령 님이 뇌물을 받았다는 것도 최순실과 공모했다는 증거도 없다. 언론의 선동으로 청년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미홍 전 아나운서는 "세월호를 이제 건져내니까 오늘도 밤이 되니 광화문 앞에 또 기어 나와서 축제판을 벌이고 있다"며 "저는 처음부터 세월호를 건져내야 한다는 것에 반대했다. 인명을 귀하게는 여기나 바닷물에 쓸려갔을지 모르는 그 몇 명을 위해서 수천억 원을 써야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촛불단체는) 아직도 세월호 7시간을 운운하면서 광화문 세월호 천막을 치우지도 않아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치솟게 만든다"며 "마음 같아선 제가 불도저를 끌고 가 (세월호 천막) 다 밀어버리고 싶다. 이제 세월호를 건져졌으니 진실이 어떻게 나오는지 똑똑히 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촛불·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무력 충돌 등 돌발 상황을 대비해 154개 중대 1만23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는 계란을 투척한 남성이 경찰에 불구속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에 계란을 던진 김모(39) 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강남구 삼성동 한 아파트에 들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을 향해 계란 5개를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의혹에 별다른 사과 표시를 하지 않은 점에 불만을 품고 계란을 던졌다.

김 씨는 계란 투척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주변을 지키던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그가 던진 계란은 난간 등에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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