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바닷물 속에서 올라온 세월호의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꺾인 모습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이 모습만으로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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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습 드러낸 세월호의 방향타
세월호 두 개의 프로펠러 사이에 있는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휘어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26일 반잠수선이 실려 좌측으로 몸을 누인 채 밑바닥을 드러낸 세월호에서 목격된 방향타는 위쪽으로 살짝 들어 올려진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선박 전문가는 "직접 보지 않고 사진 등을 통해서 보는 것이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방향타가 우현으로 5~10도 정도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의 방향타가 이런 상태가 되면 배는 5~10도 우회전한다.

 세월호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검찰은 사고 당시 조타수가 조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세월호가 급격하게 우회전을 하게 됐고, 이로 인해 복원성이 좋지 않았던 배가 원심력에 의해서 왼쪽으로 기울어져 침몰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준석 선장은 재판 과정에서 "배가 기운 직후 조타실로 가 보니 타각 지시기가 우현 쪽 15도 정도를 가리켰고, 배가 급격히 기운 것으로 봤을 때 조타수가 타를 돌릴 때 우현 쪽으로 15도 이상 돌린 것 같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모습대로 방향타가 꺾인 상태에서는 배가 급격히 회전하지는 않는다.

 선박 전문가는 "이 정도로는 심한 각이 아니다"라며 "배가 침몰 전 한 바퀴 돈 것으로 나오는데, 배가 그렇게 선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방향타 모습이 침몰 당시 그대로 유지됐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조타를 현재 방항타 모습보다 더 세게 했다가 반대로 돌리고 나서 선체가 침몰했을 수도 있다.

 선박 엔진이 멈추면 방향타가 풀려버릴 수 있고, 원 위치로 돌아갈 수도 있다.

 침몰 후 조류 등의 영향으로 방향타 방향이 다소 바뀌었다가 해조류가 끼이면서 고정됐을 수도 있다.

 이는 개별 선박의 정비 상태에 따라 제각기 다를 수 있다.

 결국은 세월호가 목포 신항으로 거치되고 나서 선체 조타 기기 전체에 대한 정밀 분석을 해야 사고 원인이 규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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