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한중 땅을 차지하자 책사 사마의가 "이번 기회에 촉 땅으로 진격하십시오. 아직 유비가 자리를 잡지 못했으므로 어렵지 않게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권했다. 조조가 대답하기를 "인생이 괴로운 까닭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이미 농서 땅을 얻었는데 어찌 촉 땅까지 욕심내겠느냐"면서 더 이상 진격할 뜻이 없다고 했다.

 ‘득롱망촉’의 고사로 전해지는 이 대목은 62세의 조조가 패기와 야망을 잃었기에 주저했다는 이야기로 정리되지만 실제는 「후한서(後漢書)」‘잠팽전’에 나오는 후한의 창업주 광무제의 원정군에 보내는 편지에 나오는 구절을 원용한 것이었다. 잠팽이 군사를 이끌고 감숙 일대를 정복하러 떠났는데 광무제는 원정군이 고생할 것을 염려했다. 이 군주의 배려에 감동해 열심히 싸워 일대를 평정했는데 촉 땅까지 진격할까 두려워한 촉의 자객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말이 있으나 멈춤이 없으면 반드시 후환이 있는 법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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