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석(왼쪽) 미디어아트 작가와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 구영은 씨.
▲ 김유석(왼쪽) 미디어아트 작가와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 구영은 씨.
있을 법한 위치에 있지 않은 미술관이 인천문화재단 우리미술관이라면, 지난 23일 시작돼 오는 4월 28일까지 개최되는 ‘불완전한 인간, 미디어아트 전시’는 그곳에서 열릴 거라고는 상상 못할 첨단 전시회이다. 인천시 동구 만석동 골목길 사이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우리미술관의 좁디좁은 68㎡ 규모의 전시관에서 첨단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미디어아트라는 신예술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아트·설치미술 작품들을 선보인 김유석·박종영·송희정·이탈·인세인박 총 5명 작가는 모두 젊다.

전시를 주도한 김유석(37)작가는 ‘Blind Sound(눈먼 소리)’, ‘Breath(숨)’라는 2개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내놓았다.

"Blind Sound는 다가오는 관객의 반응에 따라 여러 곳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청(錯聽)현상을 유도하기 위해 초지향성 스피커를 설치한 작품이고요, 관람객들이 가까이 오면 3D컴퓨터로 만든 인간의 폐가 작아지도록 만든 Breath 역시 인간의 불완전한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보시면 돼요."

김 작가는 미디어아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첨단 과학을 활용했지만 목적이 분명한 과학은 아니에요. 관객들과의 상호 소통, 결국 대중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 바로 예술성이라고 할까요? 사회적 공간에 있지만 개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감성, 세상을 움직이고 싶지만 세상의 부품이라는 이율배반적 의미, 깨어 있지만 꿈을 좇는 행위 등 5명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우리의 불완전한 감정을 표현해 관람객들이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같다고 생각해요."

숭실대 미디어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모교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그는 미디어아트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모든 미디어를 예술의 재료로 삼고 있는 점에 이끌려 학업을 시작해 예술과 최첨단 과학기술을 결합시킨 미디어아트의 신세계를 국내에서 열고 있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성남에 살고 있는 김 작가를 인천으로 초청한 이는 그의 작품들을 눈여겨보고 있던 전시기획자,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 구영은 씨다.

구 씨는 "사람에 반응하는 첨단 인터렉티브 미디어들은 관람객의 호기심과 자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데다 문화적 수준도 끌어올릴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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