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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가 26일 오전 반잠수선 갑판에 수평을 맞춰 안정적인 모습으로 얹혀 있다. 세월호는 2∼4일 정도 배수를 한 후 목포신항을 향해 ‘마지막 항해’에 나선다. /연합뉴스
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여 만에 선체를 온전히 수면 위로 드러내자 그동안 걱정스럽게 인양 소식을 지켜보던 유가족들이 안도하고 있다.

26일 오전부터 안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유가족대기실에는 유가족들이 모여 TV 속 목포신항으로 옮겨지는 세월호의 모습을 지켜봤다.

오랜 시간 바닷속에 잠겨 곳곳이 녹슬고 상처난 세월호를 바라보며 유가족들은 연신 긴 한숨을 내쉬었지만 선체가 무사히 인양된 데 대해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잭킹바지선의 구조물인 도르래와 부딪히는 간섭현상이 일어나고, 좌현 선미 램프(차량 출입문)가 열려 11시간에 걸친 절단 작업이 이뤄진 데다 선체 인양의 최대 난제로 꼽혔던 반잠수식 선박 갑판 공간에 선체를 선적하는 과정 등 수차례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인양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세영 양의 아버지 한재창 씨는 "열린 선미 램프에 대한 절단 작업이 필요하다는 소식에 배를 다시 바닷속에 내려놓을까 봐 걱정이 앞섰다"며 "반잠수선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혹시 와이어가 끊어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었는데 무사히 작업이 끝나 천만다행"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유가족들은 미수습자 9명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과 사고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도 전했다.

영석 군의 아버지 오병환 씨는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안전하게 옮긴 뒤에는 미수습자 9명을 찾는 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선체를 정밀하게 조사해 침몰 원인이 명백히 밝혀질 수 있도록 유가족들은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와 단원고 학생들이 사용했던 ‘4·16 기억교실’을 찾는 추모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단원고 희생자들이 생전 생활하던 모습을 구현해 놓은 교실과 교무실 등을 가족들과 함께 둘러보던 이모(43·여)씨는 "세월호가 다시 떠오른 뒤 맞은 첫 주말이라 자녀들을 데리고 찾았는데 너무 늦게 온 것 같아 희생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이제 세월호가 인양된 만큼 사고의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며, 미수습자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찾을 수 있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산교육회복지원단 관계자는 "지난 22일 세월호 시험 인양이 시작된 이후 평일과 주말 기억교실을 찾은 추모객 수는 각각 2배와 5배가량씩 증가했다"며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추모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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