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A업체는 지난해부터 공장장을 구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써 봤다. 워크넷 등 관련 사이트에 구인정보를 게재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말에는 돈을 따로 들여 지역 일간지에 일주일간 광고까지 냈다. 업체도 탄탄한데다 조건도 좋았다. 하지만 현재 A업체의 공장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면접을 보러 오겠다는 지원자조차 단 한 명도 없었다.

A업체 관계자는 "할 일이 있는데도 오히려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 남동구의 B업체는 요즘 해외 공장 설립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제조업 인력이 줄어들면서 월급 등 조건은 자꾸 높아지자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탓이다. 해외 진출이 꼭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위기 돌파를 위해 다방면으로 대책을 모색 중이다. B업체 역시 1년 내내 구인 광고를 냈으나 결국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B업체 관계자는 "업체마다 인력난·고임금에 시달리다 보니 점차 베트남 등 사람이 많고 인건비도 저렴한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인천 지역 제조업은 심각한 인력난에 빠졌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조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서 일할 만한 인력마저 구하지 못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업체들은 정부나 인천시의 일자리 정책이 지역 제조업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정책은 지역 제조업에는 와 닿지 않는 내용"이라며 "제조업 분야를 배우는 인재 자체가 줄어드는 등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고 있으니 직접 공단이나 공장에 와서 상황을 실제로 봤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열린 ‘인천 경제주권 어젠다 설정을 위한 토론회’에 제조업 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던 윤석봉 ㈜일광메탈포밍 대표이사는 "특히 설계·전기 등의 분야는 당장 쓸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며 "지속성 있는 정책 개발은 물론 인력난 등 제조업이 현재 처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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