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달걀 파동까지 터지더니 최근엔 브라질 썩은 닭 파동 등으로 경기도내 축산농가 및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7일 도내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겨울 AI로 살처분된 가금류는 3천6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 중 닭은 2천969만 마리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번 AI로 산란계(알 낳은 닭)의 피해가 커지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달걀을 해외에서 수입해 판매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부터는 AI 후폭풍으로 닭 사육량이 줄어 닭값이 뛰기도 했다. 이로 인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가 가격 인상을 시도했으나 정부의 제지로 무산되기도 했다.

최근엔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부분의 닭 가공업체들이 브라질산으로 만들어 왔던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 문제 업체(BRF-5개 육가공장)의 제품이 한국으로 들어온 바 없다고 발표했으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 전체 닭고기 수입물량의 83%에 달하고, 문제가 된 업체 BRF의 수입물량도 전체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수원에 사는 주부 박모(36·여)씨는 "마트 등 시중에서 판매하는 순살 치킨을 보면 대부분 원산지가 브라질산을 많이 봤는데,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않았다는 정부의 발표가 의심스럽다"며 "당분단 닭 요리 섭취를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브라질 닭고기 이슈를 전체 치킨업계와 연관지어 생각한다"며 "특히 순살 치킨은 수입산을 많이 쓴다는 이유로 꺼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이 같은 업계의 우려는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전국 치킨전문점 207개(프랜차이즈 154개소, 비프랜차이즈 53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킨업계 전체의 86%가 AI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평균 매출감소율은 29.7%에 달했다.

또 치킨 전문점의 주요 식재료인 생닭의 구입가격은 12.6%가량 올랐지만 치킨 판매가격은 기존과 같아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지난해 말 발생한 AI에 이어 치킨 가격 인상 논란 등으로 치킨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어 소비에도 영향을 주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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